한은 “경기 하방위험 커져…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정치 불확실성·통상환경 변화 커”
"필요할 때 시장 안정화 조치할것"
시장선 '대외 정책소통 부족' 지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회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 압력을 줄일 수 있도록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인하 속도는 조절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 증대와 주력 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 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외환 시장 안정도 내년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목표다. 한은은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과 시스템에 대한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하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대출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된다. 한은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한은 대출 과정의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과 규정을 마련하고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에도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법령·제도를 계속 고쳐나갈 방침이다. 한은은 또 내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권과 함께 기관용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예금 토큰을 실거래에 활용하는 테스트도 할 예정이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대외 소통 횟수도 공개했다. 이창용(사진) 한은 총재가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금통위원 기자 간담회(3회) △주요 보고서 주관위원 메시지 공개(3회) △대외 세미나 발표(23회) 등 총 29회다. 금통위원 간담회는 지난해 1회에서 3회로 늘었고 주요 보고서 내 주관위원 메시지는 올해 신설됐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해 금통위원들의 대외 강연 및 출장 등이 몇 회인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소통 확대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원실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외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현황을 밝힌 건데 과거의 사례를 파악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바뀌고 있지만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채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월 기준금리 동결이 중론에 가까웠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일부 금융 상품은 금리 동결 시나리오에 맞춰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도 했다”며 “시장 예상대로만 통화정책을 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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