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제 10대 뉴스] 화려하게 돌아온 트럼프, 가상자산·미국증시 훨훨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MAGA 트럼프의 귀환, 美 대선 압승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전면에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5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초박빙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7곳을 싹쓸이하며 4년여 만에 백악관을 탈환했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등 미 역사상 유례없는 극적인 사건들이 벌어졌다. 내년 1월 20일 만 78세에 취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라는 역사도 새로 쓰게 됐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의 ‘피벗’ …세계 통화정책 격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빅컷(0.50%포인트)을 단행하며 통화정책을 전환(피벗)했다. 연준은 이어 11월과 12월에도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며 올해 하반기에만 3번의 긴축 완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종식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금리 인하 전망치를 대폭 줄이며 ‘매파적(긴축 선호) 행보’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시대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트코인. 이미지투데이


■가상자산의 시대…비트코인 첫 10만 달러 돌파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개당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약 한 달 만인 12월 5일 10만 달러 선을 넘었고 같은 달 17일 사상 최고가인 10만 8300달러대를 찍었다. 비트코인 강세에는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로이터연합뉴


■금리 인하에 AI 수요까지…뉴욕 3대지수 최고가 경신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눈부신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미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첫 6000 선을 넘어섰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4만 5000 선을 돌파하는 저력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2만 선을 넘어서며 1971년 지수 출범 이후 처음으로 ‘2만 시대’를 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커진 가운데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강세장을 이끌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주요국 대형 선거 종료 및 집권 세력 참패



세계 70여 국이 대선·총선·지방선거 등을 치르며 ‘슈퍼 선거의 해’로 불린 2024년, 주요국 집권당들은 선거에서 줄줄이 패배했다. 일본 자민당(191석)은 중의원(총선)에서 연립 여당 공명당(24석)과 합쳐 215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정치자금 논란과 고물가로 민심이 돌아서며 자민당은 15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영국 총선에서도 보수당은 인플레이션, 불법 이민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성적으로 노동당에 참패했다. 프랑스 총선에서도 극우 세력 부상과 함께 범여권은 2위에 머물렀다.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 CBS뉴스


■기후변화 심화…역사상 가장 더운 해



2024년은 지구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2도 높았다. 이전까지 가장 더운 해였던 2023년의 1.48도를 넘어선 결과다.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정한 한계선 1.5도를 처음으로 넘어선 기록이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 곳곳에서 자연재해들이 이어졌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100억 달러(약 44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장례식.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 1년…하마스·헤즈볼라 수뇌부 괴멸



가자지구 전쟁이 1년을 넘어선 가운데 이란 중심의 ‘저항의 축’ 양대 수뇌부가 이스라엘에 의해 사실상 괴멸됐다. 하마스의 1·2인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7월)와 야히아 신와르(10월)가 연달아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에 사망했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역시 9월 폭사했다. 전세가 급변하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탔지만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가 합의 도출의 마지막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리아 여성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축출에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리아 내전 13년만에 일단락…알아사드 정권 축출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이끄는 시리아 반군이 12월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시리아 내전이 촉발한 지 13년 만이다. 53년 세습 독재 끝에 쫓겨난 아사드 일가는 반군의 수도 점령 직전 러시아로 망명했다. 시리아 정권 이양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연일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세력 확장을 시도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AI 상용화 시대…엔비디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등극도



2022년 말 챗GPT 열풍으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인공지능(AI)은 올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기술 투자가 뜨거워졌다. 기업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업무가 보편화하고 상용화 시대가 열렸다. 6월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한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배경에는 AI를 중심으로 재편된 반도체 업계의 지형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10월 노벨상 수상자(물리·화학) 명단에 AI를 연구한 3인의 과학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우주유영 중인 재러드 아이작먼. 스페이스X 중계화면 캡쳐


■민간 우주유영 시대 개막…우주탐사 경쟁 가열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이끄는 ‘폴라리스 던’ 팀이 9월 세계 최초로 민간 우주유영에 성공하며 우주개발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임무에 사용된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은 1972년 미국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가장 높은 1400㎞ 고도에 도달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역시 10월 다섯 번째 시도 만에 로켓 재활용의 핵심 기술인 로켓 수직 착륙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이 6월 쏘아 올린 ‘창어 6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 등 세계 각국의 우주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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