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3기급 전력' 한곳서…삼성전자 등 기업에 전기 공급 [우리동네 변전소]

<9> 경기 평택 고덕변전소
연면적 10만㎡ 초대형 시설
삼성전자 평택캠 맞은편 입지
감일 신도시 주민들 현장 견학
전자파 측정 동행해 불안 해소

경기 평택 고덕변전소 내부 설비와 맞은편에 보이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가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변전소가 눈에 들어온다.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덕변전소다.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캠퍼스의 위용에 걸맞게 연면적 10만 ㎡의 대규모 시설로 원전 3기에 맞먹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고덕변전소는 삼성이 자사의 전력 공급을 위한 변전소 건설을 위해 한국전력에 입지를 제공하면서 부지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1변전소는 2016년, 2변전소는 2022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지하1층부터 지상 4층까지 빼곡히 들어선 설비에서 345㎸의 고압 전력을 공급한다.정확한 공급 전력량은 비공개지만 대략 원전 3기의 발전 용량 정도 된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전 1기의 발전 용량이 1GW(기가와트)인 점을 고려하면 3GW가 공급되는 셈이다.


주로 서해안 발전 단지인 충남 당진과 태안 지역에서 발전한 전기가 고덕변전소에 모인다. 삼성전자 외에도 에어프로덕츠코리아·린데코리아·에어퍼스트 등 기업과 평택·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고덕 신도시와 브레인 시티 개발 등으로 인근 전력수요가 늘고 있어 변전소의 전력 공급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장은 전력 공급이 1초만 끊겨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고덕변전소는 한 선로에서 고장이 발생해도 다른 선로를 통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모든 선로를 이중화했다. 고장을 즉시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보호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고덕변전소는 지역 주민들의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앞장섰다. 인근 감일 신도시 주민 60명은 올해 총 세 차례 변전소를 방문 견학했다. 직접 설비를 확인하고 전자파 측정에도 동행했다. 고덕변전소 건물 외벽에서 측정한 전자파는 0.35μT(마이크로테슬라), 변전소에서 100m 떨어진 공원에서는 0.014μT로 국내 안전 기준인 83.3μT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 주민은 “현장에서 전자파를 직접 측정해보니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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