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대출 시장과 계엄·탄핵 정국 여파로 인한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3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03% 하락하며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유지했다. 이로써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6주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 기준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을 기록했던 전주와 달리 0.02%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한 것은 올 4월 다섯째 주 이후 처음이다. 경기(0.01%→-0.02%)가 하락 전환하고 인천(-0.09%→-0.10%)이 하락 폭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은 전주와 같은 0.01%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국지적으로 일부 재건축 단지 등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포착된다”면서도 “대출 규제 및 계절적 비수기로 거래가 위축되며 관망세를 보이는 단지도 혼재하면서 지난주와 유사한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지방은 하락 폭을 축소했다. 지난주 0.05% 하락했던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이번 주 들어 0.04% 하락했다. 울산(-0.01→0.00%)이 보합 전환했으며 대전(-0.05→-0.01%), 경북(-0.05→-0.02%), 광주(-0.04→-0.03%) 등이 하락 폭을 줄였다.
수도권은 전세가도 하락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국·서울·지방 주간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와 같은 보합을 기록한 반면 수도권(0.01%→-0.01%)은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80주 만이다. 인천(-0.03%→-0.06%)이 하락 폭을 확대하고 경기(0.02%→0.00%)가 보합 전환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대출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상승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금융 규제 강화와 탄핵 정국에 따른 시장 불안 등으로 수요자의 대기 심리가 확대된 가운데 거래량도 감소하면서 수도권이 하락했다”며 “다만 지방은 그동안 심각했던 수급 불안정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전세가 상승세가 뒷받침되면서 가격 회복의 사이클에 진입하는 등 저점을 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 초 금리 조정과 대출 여건 개선으로 수요자의 구매 심리가 살아나면서 다시 회복 분위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