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024110) 노동조합이 27일 사상 첫 총파업을 실시해 전국 모든 지점에서 업무 마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측은 팀장급 이상을 투입해 업무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지만 대출 상담 등 정상적인 업무 처리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27일 하루 동안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선다. 이날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9485명 중 8000명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임직원 수가 약 1만 3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임직원의 약 61%가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셈이다. 기업은행 노조가 단독으로 총파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결해 집회를 진행한 뒤 정부서울청사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차별 임금을 철폐하고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총파업을 진행한다”며 “은행과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2·3차 총파업을 통해 은행 업무를 모두 마비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이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동일 노동을 하는 시중은행보다 임금이 30% 정도 적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정부의 총액 인건비 제한으로 1인당 600만 원 수준의 시간외근무수당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 안정성이 높고 안정적 급여를 받는 기업은행의 파업에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에 파업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국책은행의 역할과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파업으로 고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기업대출은 주로 대면 상담을 통해 대출 상담이 이뤄져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연말정산을 앞둔 기업 고객들이 서류 제출 및 회계 처리 과정에서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측은 지점장·팀장급 등 비조합원의 근무를 독려해 고객 불편을 줄일 계획이다. 이미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파업 당일 비조합원의 연차 사용 자제 요청’을 공지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 영업점에 일반적으로 8명가량이 근무하지만 27일에는 파업 참여로 일부 직원만 일할 것 같다”며 “고객들의 은행 업무 처리가 지연될 수 있지만 은행 영업시간이나 기존에 제공되던 서비스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