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드는 윤이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명확하다. 신인왕을 넘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다. 윤이나는 과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른다면 과연 그게 언제쯤 가능할까.
현재 세계 여자골프 무대는 넬리 코르다(미국)의 천하다. 지난해 5명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춘추전국의 시대를 통일하고 올해 3월 25일 세계 1위에 등극한 뒤 현재까지 40주 연속 왕좌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2위와의 점수 차이가 워낙 커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코르다를 끌어 내릴 선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세계랭킹에서 코르다는 12.59점을 획득해 6.83점의 인뤄닝(중국)을 거의 두 배 차이로 앞서 있다.
코르다가 1위 자리를 오래 지키면서 세계랭킹과 관련한 통계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일단 세계랭킹 1위 기간에서 코르다는 총 77주를 기록해 60주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163주의 고진영을 비롯해 158주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125주의 리디아 고(뉴질랜드), 109주의 쩡야니(대만), 106주의 박인비까지 5명만이 코르다 앞에 있다. 코르다는 내년 박인비와 쩡야니 기록까지는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 세계랭킹 1위 보유 기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단연 1위는 5명이 333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합작한 대한민국이다. 158주의 멕시코가 2위를 지키고 있고 올해 135주의 미국이 125주의 뉴질랜드를 제치고 3위로 올랐다. 멕시코와 미국의 순위가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일 듯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시작된 것은 2006년 2월이다. 내년이면 20년째가 되는 해이다. 그런 의미 깊은 해에 윤이나가 본격적인 세계랭킹 1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동안 세계랭킹 1위에 올라 본 선수는 18명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선수가 5명으로 가장 많은데, 신지애부터 박인비,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만이 세계 1위 자리를 경험했다.
미국은 크리스티 커, 릴리아 부, 스테이시 루이스 그리고 넬리 코르다까지 4명으로 뒤를 잇고 있고 중국이 인뤄닝과 펑산산 그리고 태국도 에리야 쭈타누깐과 지노 티띠꾼 2명의 세계랭킹 1위 선수를 배출했다.
그리고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 대만의 쩡야니,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본 선수들이다.
이들 중 신인일 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는 지노 티띠꾼이 유일하다. 티띠꾼이 세계 1위에 오른 2022년 말은 당시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고진영이 부상 등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였다. 티띠꾼에게는 어느 정도 운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르다가 확실하게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그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내년 아무리 윤이나가 신인왕을 차지하고 두각을 보인다고 해도 코르다가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는 한 쉽게 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윤이나는 내년 일단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투어에 적응한 뒤 서서히 세계 1위에 도전한다는 장기 플랜을 짜놓고 있다. 누구보다 오랫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코르다와 고진영을 모두 뛰어 넘어보겠다는 각오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윤이나는 “어제 보다 발전한다면 또 내 게으름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계랭킹 1위를 향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