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유산소 운동 뿐만 아니라 최신 장비를 사용하는 무산소 근력 운동까지 무료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지난 21일부터 ‘한강 헬스장’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강헬스장은 강서·광나루 한강공원에 근력 운동 중심의 야외 운동기구 16종을 설치해 시민들이 비용 부담없이 실내 헬스장과 같은 양질의 운동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강서한강공원 ‘한강 헬스장’은 방화대교 남단 인근 가족 피크닉장에 위치해 있다. 광나루한강공원 ‘한강 헬스장’은 광진교 남단 수난구조대 앞에 들어섰다.
그동안 한강에서는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스트레칭 중심의 운동이 이뤄졌다. 특히 기존 체력단련장에 마련된 운동기구가 스트레칭 중심으로 구성돼있었기 때문에 주로 노년층이 체력단련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는 “한강 헬스장을 근력 운동과 크로스핏 중심의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이제는 전 연령층의 시민들이 한강공원에서 전문적인 근력, 크로스핏 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 헬스장의상체 운동기구는 최대 중량 80㎏까지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 하체 운동기구는 최대 중량 130kg까지 조절 가능하다. 크로스핏 운동기구는 팔굽혀펴기, 풀업, 매달리기, 케틀벨 활용 운동 등 대부분의 맨몸 운동이 가능하다.
또 서울시는 기구마다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조명시설을 설치해 해가 진 이후에도 시민들이 어려움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운동기구 가격이 대당 평균 1000만원이 훌쩍 넘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잇따른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봉준 의원(국민의힘·동작구 제1선거구)이 지난 11일 열린 미래한강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강헬스장 조성사업의 예산 낭비에 대해 지적했다.
강릉의 머슬비치와 같은 핫플레이스를 만들겠다던 서울시의 ‘한강헬스장’ 조성사업이 시작부터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2개소(강서, 광나루) 운동기구 25대 구매 예산이 2억 5900만원으로 대당 평균 1000만원이 넘는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운동기구 가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레그프레스 기구의 경우 1대 가격이 1880만원으로, 일반공원에 설치된 국내산 제품(277만원)의 7배에 달한다. 명품 피트니스 브랜드로 알려진 ‘라이프피트니스’의 제품(약 990만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비싸다.
2개월간의 사업에 책정된 인건비도 논란이다. 해외 제품 구매 후 조명과 스마트폰 거치대를 설치하는 단순 작업이지만 사업PM부터 기구개조매니저까지 6명의 인건비로 4200만원이 책정됐다. 이는 단순 구매·개조 작업의 성격을 고려할 때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올해 6월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급하게 예산을 편성했으면서도 계획은 축소되고 심각한 예산 낭비로 시민 불편까지 초래하게 됐다며”며 원칙에 입각한 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운동기구 가격에 대해 서울시는 “일반공원에 설치된 제품(277만원)은 기구의 중량이 아닌 본인 몸무게만을 이용해 운동하는 제품으로 실제 근력 운동 효과를 보기 어렵고, ‘라이프 피트니스’ 레그프레스 제품 역시 야외용 제품이 아닌 실내용 제품에 해당하여 한강 수변 공간에 설치하기는 곤란하며 총 중량도 적게 나가 운동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안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중량 조절시 손끼임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