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매운맛' 예고한 우리금융 검사결과 발표 또 연기

지난달 발표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연기
"내란 국정조사, 정부 업무보고 등으로 조정"


금융감독원이 이달 초로 예정됐던 우리은행 등 금융권 주요 검사 결과 발표를 내달 초로 미루기로 했다.


금감원은 8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1월 중 발표 예정이던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 검사 결과'는 국회의 내란 국정조사, 정부 업무보고 일정, 임시 공휴일 지정 등으로 인해 발표 시점을 2월 초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수백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정기 검사에서 부당 대출 외에도 자본 비율과 자산건전성·내부통제·리스크관리·지배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다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금감원은 작년 10월부터 약 두 달간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를 한 뒤 지난달 검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기자들과 만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 재임 기간인 최근까지도 부당 대출이 실행된 것을 확인했다며 지속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달 초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 기자들과 만나 검사 발표를 연기한 것에 관련해 "원칙대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께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검사의 중요성이나 검사 과정에서 밝혀낸 위법 행위의 엄중함에 대해서 인식을 달리하거나 더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기 검사 결과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추진 시 자본 비율 관리나 적정성 등에 있어 리스크가 없는지 금융 당국이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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