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10일 오전 10시 5분께 박 처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처장은 취재진에 “현재 정부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정부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했다”며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현재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등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가 진행돼야 하며,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2차 출석 요구까지 거부한 뒤 3차에 모습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 제기된 ‘시간끌기’ 비판에 대해서는 “경찰 소환조사에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 오늘 응하게 됐다”며 “모든 내용들을 소상하게 밝히고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가운데 수사기관을 가로막은 이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박 처장은 “여러가지 법리적으로 이론이 있다”고 답했다. 체포영장 적법성에 관해 박 처장은 “수사 과정에서 서로 법리적인 논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박 처장이 복귀할 때까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그 직무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처장은 이달 3일 경찰과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당시 이들을 가로막고 집행 방해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두 차례 박 처장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박 처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조사를 받으라며 최후통첩을 날렸고, 박 처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사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