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구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복귀했다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보수 성향 유권자 결집의 신호로 주목 받은 가운데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나란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보수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이 도발해도 우리는 잠자코 있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한민국의 존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내란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대북 확성기 가동, 대북 전단 살포까지 '외환 혐의' 수사 대상에 넣었다"며 "북한이 수시로 서울을 위협하고 무인기는 물론 오물 풍선까지 무차별로 투입하며 도발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정당한 대응까지 '전쟁 유발 행위'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우리 혈세로 지은 건물을 폭파해도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침묵하거나, 중국에는 그저 '셰셰' 하면 된다는 이재명 대표처럼 처신해야 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따졌다.
또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고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민주당은 외교·안보 문제마저 정쟁화하며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정치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핵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못하면서 우리의 핵무장 문제는 비핵화 운운하면서 반대하는 종북 좌파들의 행태가 참 기이하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던 2017년 10월 당 대표 자격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 워싱턴 외교협회 초청으로 북핵 특강을 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때 미국이 나토식 핵 공유를 해주지 않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 남북 핵균형을 이루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자체 핵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군축전문가가 경제 제재를 거론하면서 비웃길래 우리는 북한과 달리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고 첨단산업 분야에 우리의 협조가 없다면 미국 경제가 온전하겠느냐고 되받아치니 그 뒤로는 아무런 추가 질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3주 전인 12월 3째주(17~19일 실시, 20일 발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24%, 민주당 48%로 집계됐던 것과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포인트(p)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p 떨어졌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갤럽은 "양대 정당 구도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가결, 국회의 탄핵소추안 내용 변경 관련 공방, 수사권 혼선과 체포영장 집행 불발 등을 언급하면서 "기존 여당 지지층의 정권 교체 위기감을 고취하는 한편 제1야당에 힘 실었던 중도·진보층의 기대감을 잦아들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 응답)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32%,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홍 시장 5%, 오 시장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각각 2%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364명)에서는 이 대표가 75%의 확고한 지지율을 기록했고 국민의힘 지지층(334명)에서는 김 장관이 20%로 선두, 홍 시장·한 전 대표·오 시장이 10% 안팎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의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포인트며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16.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