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그렇게 공들였는데…결국 '무파업' 원칙 깨진 광주모터스

상생형 GGM 설립 3년 만 ‘첫 파업’
노조 간부 20명 4시간 부분 파업
내주에는 일반 노조원 동참 예고
상생 노사발전 협의회 협의 무색
사측 “전 인력 동원…중단 없을 것”

10일 오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 지회 파업선포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내 첫 노사 상생 모델로 주목 받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무노조·무파업 원칙이 결국 깨졌다. 지역사회의 우려에도 부구하고 노동자들이 임단협 결렬에 따른 부분 파업을 선언했다.


광주시와 현대차, 산업은행 등이 2019년 9월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으로 출범하고, 공장 가동 3년 4개월여 만에 첫 공식 파업이어서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는 10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와 광주시, 주주단이 노조와 상생의 길을 포기하고 탄압을 선택했다”며 “노사 상생 협정서를 내세워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GGM은 안정적 노사 관계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정 시점(35만 대 생산)까지 노사 문제를 ‘상생 노사발전 협의회’에서 협의하기로 한 상생 모델을 도입한 곳이지만 노동법상 노조 구성과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 민간 사업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은 달랐다.


이들은 “광주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용자, 주주단은 상생협정서 어디에도 ‘무노조·무파업’ 문구가 없는데도, 마치 이를 전제로 회사가 설립된 것처럼 협박하고 있다”며 “입사 시 상생협정서 준수를 서약하지 않았느냐며 줄곧 노조 가입을 비방하고 있다”며 “상생협의회 토대가 된 법령(근참법)에는 ‘노조의 단체교섭은 노사협의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금속노조 GGM지회 집행부 20명은 이날 오후 12시 20분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4시간 하루 부분 파업을 벌였다.


내주부터는 부서별로 순환하는 방식의 부분 파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1~2개 부서씩 50~60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 일정은 이날 쟁의 대책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31일 조합원 225명 전원을 대상으로 임금·단체협상 요구안 관철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 찬성 200명(88.9%)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바 있다.


GGM 노사는 6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과 복지, 노조집행부 전임 문제 등에서 평행선을 그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15만9천200원(약 7%)의 월급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노사 상생협의회가 결정한 올해 초 물가상승률 3.6%를 적용하는 것 외 추가 인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13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 2번의 관련 회의를 열었음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23일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현재 GGM 생산라인에서 뛰고 있는 전제 인력은 550여 명으로 이 중 노조원은 225명이다.


GGM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비노조원과 경영진 등 모든 인력을 투입해 공장 가동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노사민정협의회가 정한 상생발전 협정서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노조와 대화하고 추가 교섭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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