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납치해 1년간 '노예' 삼은 '인면수심' 20대 부부, 결국

남편 구속…아내도 기소
1년간 상습 폭행·협박해
배달일 시키며 임금 갈취

연합뉴스

지적장애인을 납치한 뒤 상습적으로 폭행·협박해 ‘배달 노예’로 삼은 2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 정보영)은 1년 간 지적장애인을 상습 폭행하고 강제로 배달 노역을 시켜 임금을 갈취한 혐의로 남편 A(25)씨를 구속 기소하고, 그의 전처인 B(2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 중이던 C(23)씨를 납치해 전북 전주시에 있는 자신들의 주거지로 끌고 간 뒤, 상습 폭행·협박하면서 임금 3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지능지수 66 수준의 지적 장애로 떠돌이 생활을 하던 2020년 12월 쯤 전주시에서 우연히 이들 부부를 알게 됐다. C씨를 따로 돌보는 가족이 없는 것을 안 부부는 그에게 “우리가 돌봐주겠다. 우리랑 같이 살자”며 꼬드겼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폭행 등을 일삼자 C씨는 경기도 여주시로 도주했으나, 다시 납치를 당한 뒤 협박과 폭행에 못이겨 1년여 간 강제로 배달일을 해야만 했다.


또 부부는 2021년 7월께 전주시 한 산속 묘지로 C씨를 끌고가 공동 폭행을 일삼는 등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상습 폭행했다. 심지어 B씨는 같은해 10월께 C씨를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한 뒤 사회보장급여 3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C씨가 몸에 상처를 입은 채 배달 일을 하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배달업체 관계자의 신고로 부부의 범행이 발각됐다. 이들은 “C씨를 보호하면서 함께 생활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계좌추적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통해 범행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이들 부부는 현재 이혼한 상태며 B씨의 경우 지난 5월 사기죄로 전주교도소에 수감돼 복역 중이다. 전주지검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C씨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지원을 의뢰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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