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자녀에게 예기치 못한 의료비가 발생할 경우 당초 협의한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A씨는 2살 자녀와 협의이혼 당시 두 사람의 수입이 비슷했기에 재산분할을 더 받는 조건으로 양육비를 낮게 책정했다. 3년마다 양육비를 재협의하기로 했으나, 이혼 후 3살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 남편은 재혼했고, A씨는 친정 도움으로 자녀를 홀로 키웠다.

그러던 중 A씨는 자녀가 발달 지연 진단을 받게 됐다. A씨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프리랜서로 일하며 자녀를 돌보고 있지만 치료비 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A씨가 전 남편에게 양육비 증액을 요구했으나, 전 남편은 재혼으로 인한 이중 부담을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대해 정두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당초 합의한 양육비 협의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더라도 급박한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양육비 협의 또는 지정 당시보다 물가 등이 상승하거나 양육자의 경제 사정이 악화된 경우, 자녀가 상급학교에 진학해 학비가 증가한 경우, 자녀에게 고액의 치료비가 요구되는 경우 등에는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양육비 감액도 가능하다. 양육비 부담자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거나 양육자의 형편이 나아진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정 변호사는 "상대방이 자녀에 대한 책임감으로 양육비 청구를 받아들이고 합의하는 경우가 최선이겠지만, 양육비 지급 능력이 없다면 결국 법적 절차로 해결하는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