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트리거’의 1~2회가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올해 야심찬 라인업을 준비한 디즈니+가 첫 주자로 ‘트리거’를 선택한 이유를 단번에 알아 챌 수 있었다. 특히 오랫동안 ‘여신 톱 배우'로서의 자리를 지키다 얼마 전부터 ‘생활 연기의 달인'으로 변신·성공한 김혜수의 커리어가 이번 작품에서 또 한번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머리를 질근 묶고 검은 패딩에 폼 안 나는 꽃무늬 백팩을 맨 그는 영락없는 열혈 피디 자체로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피디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김혜수는 일명 ‘꽃대가리’ 팀장 오소룡 역을 맡았다. 정의감이 살아 있는 소룡은 광신도 집단 등을 성역 없이 취재하는 열혈 피디다. 또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팀원들을 다룬다. 그의 전략은 바로 인정과 따뜻함이다. 김혜수는 ‘낙하산 중고 신입’ 한도(정성일 분)를 비롯해 학벌 컴플렉스는 있지만 긍정적인 조연출 강기호(주종혁 분) 등 만만치 않은 팀원들을 다독이고 ‘원 팀’으로 만들려 고심하고 분투하는 K직장인, MZ팀원들과 본부장 사이에서 새우등 터지는 K팀장(상사) 등 ‘짠내 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김혜수는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오소룡이 걸친 옷 가운데 대부분은 실제 현장에서 취재하는 분들이 입던 옷"이라며 "차량에 상시 배낭이나 미니 트렁크, 장비 등을 싣고 다닌다는 것을 듣고 여러 아이디어를 촬영에 녹였다"고 밝혔다. 실감나는 ‘생활 연기’를 위해 그가 얼마나 세심한 노력을 했는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고난도의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제가 평소에는 겁도 많고 골골대는데, 신기하게도 카메라만 돌면 달라진다”며 “이번에는 '믿음 동산' 에피소드에서 추격 장면을 찍다가 허벅지 근육이 파열됐다. 그래도 아직은 몸 쓰는 장면을 찍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1~2화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사건들을 속도감있게 보여주면서 흡입력을 높였다. 스릴러 범죄 장르라는 것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골프장 화장실 시체 장면부터 광신도 집단 ‘믿음 동산’의 여성 리더의 광기 어린 총질, 사이비 종교에 빠진 자식을 잃은 어머니 등이 속도감 있게 펼쳐졌다. 이후 소룡을 비롯해 한도, 기호 등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앞으로 이들이 극 중에서 어떤 역할을 해 극의 재미를 살릴지는 감칠맛 나게 보여줬으며,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남학생과 폐지 줍는 할아버지 등을 긴장감 있는 연출 기법으로 다뤄 앞으로 전개될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일단 ‘트리거’는 작품의 제목대로 1~2화에서 제대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 당길 것으로 보인다. 단 1~2화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는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김혜수, 정성일 등 최고의 스타 배우들,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스릴러물,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낼 휴먼스토리와 메시지 그리고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오피스물의 장점 등이 모두 조화롭게 연출됐다.
한편 ‘트리거’는 12부작으로 오는 15일부터 디즈니+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