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쿠팡에서 핵심 임원들이 사고 인지 이전에 수십억 원대 자사주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쿠팡Inc 주식 7만 5350주를 주당 29.0195달러에 매도했다. 총 매도액은 약 218만6000달러(약 32억 원)에 달한다.
프라남 콜라리 전 부사장도 지난달 17일 보유 주식 2만 7388주를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매각 가액은 77만 2000달러(약 11억 3000만 원) 규모다. 콜라리 전 부사장은 검색·추천 부문을 총괄해온 핵심 기술 임원으로 지난달 14일 사임했다.
이들의 주식 매도 시점은 쿠팡이 개인정보 침해사고를 공식적으로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 이전이지만 향후 '내부자 거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건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름·이메일·전화번호·주소·일부 주문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고객 4500여명의 정보가 새어나간 침해사실을 관계기관에 최초 신고한 바 있다.
한편 쿠팡은 뉴욕증시에서 급락 하루 만에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쿠팡은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26.7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후 첫 거래일이던 전일 5.36% 급락한 데 이어 장 초반 약세를 이어갔지만,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오후 들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대해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losses)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