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 트렌드 번지자 분당 오히려 ‘훈풍’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통해 강남 등 수도권 주요 지역 안정화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를 ‘옥석 가리기’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지정하는 지역이 사실상 미래가치를 품고 있는 ‘블루칩 투자처’ 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일수록 입지가 검증된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정부의 규제 지도가 곧 '유망 투자 지도'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강남, 분당 등 주요 지역들은 과거 강력한 규제 속에서도 이러한 공식을 입증해왔다. 일례로 주택 대출을 틀어막은 6·27 대책 이후 강남3구는 신고가를 속출하기도 했다. 또한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1.45%, 1.22%, 2.74%로 전국(0.41%)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강남 다음으로 손꼽히는 분당 등 수도권 대표 상급지 역시 마찬가지다. ‘규제는 곧 가치 인증’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전월대비 분당구가 3.8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수정구(2.91%), 광명시(2.36%), 하남시(2.18%), 과천시(2.00%)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권 상급지 상승제 견조, 분당 부동산 식지않는 열기 이어져
분당은 전국적인 부동산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보다 집값이 더 오르는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기준 경기도 최고가 1~3위를 모두 분당에서 차지했고, 10월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초(11월 7일~11월 14일)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분당구로 0.58% 올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10·15 부동산 규제 등에 모두 포함됐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는 분당이 서울 강남이나 잠실 등과 견줄 수 있는 최고의 주거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쇼핑몰은 물론 분당 곳곳에 자리한 중심상업지구 내 풍부한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천혜의 자연환경인 탄천을 비롯해 공원도 많아 쾌적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서울 강남 등으로 직결되는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광역버스 등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고, 국내를 대표하는 명문 학군과 판교, 정자동 대기업 오피스 벨트 등에서 직주근접도 가능해 주택수요가 끊이지 않고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분당구 내 84㎡의 매매가가 20억원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분당구 내에서 신축 아파트를 쉽게 찾아볼 수 없기에, 노후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정자동 일대 ‘파크뷰’ 역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 9월 24억7,500만원, 25억3,000만원, 25억4,500만원 순으로 거래되며 꾸준히 최고가를 갱신해 왔으며, 지난달에도 25억9,000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다 아는 분당의 살기 좋은 입지에, 거래가격 상승은 어찌보면 시장의 당연한 원리이다. 또한 기존생활권을 유지하면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갈증이 해소되기엔 아직 멀었다”며 한동안 분당 신축아파트에 수요자들의 관심도가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리역세권 제4 테크노밸리’,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성남 바이오헬스 첨단클러스터’ 등 굵직한 첨단 산업 개발호재가 계획되면서 이를 중심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이처럼 똘똘한 한 채 선호도 상승에 따른 분당 부동산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오리역 일대가 분당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언제든 가격 상승률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분당에서도 ‘포스트 판교’로 손꼽히는 대규모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정자동 일대 9만9,098㎡ 부지를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는 ‘성남 바이오헬스 첨단클러스터’, 사업비만 6조여원에 달하는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272만9,000㎡ 부지에 1만 가구의 주거시설과 반도체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관련 기업, 연구개발시설과 호텔?컨벤션 등 마이스 산업을 위한 구역이 조성되는 ‘용인플랫폼시티’까지 모두 오리역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리역 일대 계획된 ‘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는 성남시에서 오리역 일대 57만㎡ 부지에 AI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중심의 글로벌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더 큰 규모의 첨단산업 복합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국내 AI 시장이 뜨거워진 가운데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굵직한 개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남시는 이 첨단클러스터를 통해 10만개의 일자리와 220조원의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성남시에서도 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를 성남의 100년 미래 먹거리로 여기며, 20대 핵심 공약에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포함시키면서 총력을 가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차세대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규제로 제시한 ‘투자의 길’이 오히려 분당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데, 신축 공급도 부족한 탓에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심화되면서 신규 공급을 기다리는 수요가 더욱 많아졌다”며 “수도권을 대표하는 주거지역인 분당에서도 굵직한 개발호재들이 오리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오리역세권 인근 생활권 주거시설에 대한 미래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