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사업 인수를 위한 단독 협상에 들어갔다. 넷플릭스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워너브러더스의 핵심 자산을 손에 쥐게 될 경우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의 매각을 위해 넷플릭스와 단독 협상을 시작했다. 이르면 수일 내 양측의 최종 합의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10월 자산 매각 절차를 공식화한 뒤 컴캐스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등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최고 수준의 인수 금액을 제시하고 대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놓으면서 인수전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의 향후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그간 외부 콘텐츠를 구매하고 자체 오리지널 제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이번 인수로 워너브러더스의 방대한 저작권을 확보하면 콘텐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형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 회사 아래 묶일 경우 규제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점을 의식한 넷플릭스는 당국 규제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50억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도 높은 반독점 심사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