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 녹는 반도체 맛… 주식처럼 HBM 칩도 잘 나갈까 [신상 언박싱]

하루하루 쏟아지는 수많은 유통·식품업계의 신상품 중 서울경제신문 생활산업부 기자들이 직접 매장에서 ‘내돈내산’한 가장 핫한 신상품을 한자리에서 먹어보거나 이용해보고 후기를 전달드립니다.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 칩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닌 허니바나나맛(HBM)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기업인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세븐셀렉트 허니바바나맛 HBM칩'을 출시했다. 반도체 산업과 편의점이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업은 SK하이닉스가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기업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로 고객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SK하이닉스와 다양한 협업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려는 세븐일레븐의 니즈가 충족됐다.


과자는 SK하이닉스의 초고난도 기술을 갖춘 HBM칩을 상품화했다. HBM칩은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로 2013년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메모리 제품이다. 언어유희를 활용해 ‘허니 바나나 맛(Honey Banana Mat)’ 스낵칩 상품으로 탈바꿈했다. 과자는 HBM 반도체를 상기시킬 수 있도록 사각형의 형태로 구현됐다. HBM의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는 입 안에서 빠르게 퍼지는 ‘허니&바나나’의 풍부한 맛으로, 나노 단위의 정교한 정밀도는 ‘균일한 두께의 바삭함’으로 표현됐다.


출시 초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라는 게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 이 제품은 출시 9일간 10만 개 판매됐다.



가격은 2000원.





먹어보니


■민초지킴이(매운 것도 단 것도 좋아하지만 ‘너무’ 맵거나 단 건 극혐. 단 거 먹으면 매운 걸로 입가심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


출시 당시부터 핫했던 HBM 과자라서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입에 넣자마자 '먹어본 맛인데' '아는 맛인데'가 떠올랐고 곧장 농심 '바나나킥'이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식감은 바나나킥이 압도적 승리. 바나나킥은 혀에 닿자마자 녹는 식감이 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너무 오래 씹어야 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바나나킥도 너무 달아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굳이 바나나맛 과자를 먹어야 한다면 바나나킥을 선택할 듯.



맛 ★★★☆☆


가격 ★★☆☆☆


재구매의사 ☆☆☆☆☆



■단짠러버(퇴근길 단 음식을 때려넣고 이어 짠 음식을 찾아 먹는다. 단 걸 먹고 나면 짠 음식이, 짠 걸 먹고 나면 꼭 단 게 당긴다. 단짠단짠 먹고 늘 후회를 반복.)


반도체의 인기에 편승한 과자가 처음 출시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PB의 과자로 출시 초기에만 반짝 판매되다가 매대에 뒤로 사라지지 않겠느냐 싶었다. 막상 먹어보니 이 과자 예상 외로 맛있다. 과자는 전체적으로 바나나킥과 콘치즈를 합친 맛이다. 네모난 모양으로 바나나킥의 과자 부분에 콘치즈의 고소한 맛이 밑에 바쳐주는 식이다. 바나나킥의 맛이 질릴 만하면 옥수수의 고소한 맛이 올라와 질리지 않는다. 크기는 손가락 마디 정도로 한입에 넣어 먹기 적당하다. 허니버나나맛이라고 해서 허니버터칩처럼 단 맛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만큼 달지 않았다. 적당한 '단짠'의 조화로 달고 짠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맛 ★★★★★


가격 ★★★★☆


재구매의사 ★★★★★



■입맛 스크루지(웬만한 디저트에는 눈길을 잘 주지 않는 까다로운 입맛. 하지만 한 번 通하면 그것만 파는 전형적인 '취향 고정형' 이터)


굳이 HBM을 엮어서 화제성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HBM를 사진으로만 본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싶었다. 비주얼이 이상하다는 얘기. HBM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뜯었는데 보는 재미가 없다. 콘칩의 식감의 바나나킥 맛.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맛만 놓고 보면 바나나킥과 비슷하다. 눈을 감고 비교하라고 하면 구분 못할 듯.


가격이 2000원인데 일단 2000원이면 스낵류에서 선택지가 너무 많다. 이 가격이면 양이 더 많은 바나나킥을 먹겠다. 패스하겠다.



맛 ★★☆☆☆


가격 ★☆☆☆☆


재구매의사 ★☆☆☆☆



■스몰이터(엽떡 5단계 애호가. 빵·디저트는 초코 덕후, 전반적으로 달면 다 좋은데 많이 먹지는 못하는 ‘스몰 이터’)


얇고 평평한 옥수수 과자에 바나나맛 초콜릿 코팅이 더해져서 겉은 부드럽고, 속은 바삭한 과자. 식감은 콘초와 비슷한데 콘초보다 더 맛있다. 한 입 크기로 얇게 만들어진 덕분에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초콜릿 코팅 덕에 부스러기가 묻어나오지 않는 점도 장점. 솔직히 처음엔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계기로 한 철 반짝 인기를 노린 과자 맛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주 사먹을 것 같다.



맛 ★★★★☆


가격 ★★★☆☆


재구매의사 ★★★★☆



■꿈꾸는미식가(직관적인 맛을 좋아하지만 음식의 레이어를 찬찬히 음미하려고 (나름) 노력함. 먹을 게 눈 앞에 있으면 아무리 배불러도 입안에 가져감. 밥보단 빵. 고수 좋아 코코넛 좋아!)


미친 화제성에 한번쯤 먹어볼 만하지만 재구매할 정도까진 아닌 것 같다. 맛은 바나나킥과 거의 비슷했고, 식감은 좀 더 밀도있게 씹힌다. 짠 과자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듯.



맛 ★★★☆☆


가격 ★★★☆☆


재구매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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