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띄운 李, 서울시장 구도 흔드나

X 계정에 "구청장 잘하나 봅니다"
출마 예정자 이례적 언급에 술렁
당 안팎에선 "공개 지지한 것"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 계정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시장 유력 출마 후보군 중 하나인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콕 짚어 칭찬했다. 그간 이 대통령이 선거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성동구 주민들의 구정 만족도에 대한 기사를 걸어 놓으면서 “정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며 정 구청장의 시정을 칭찬했다.


이 대통령이 글과 함께 올린 기사는 성동구의 구정 활동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92.9%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동구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성동구 거주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서 ‘성동구가 일을 잘한다’는 응답은 92.9%를 기록했다. 성동구의 생활환경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79.6%로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통령의 이례적인 특정 출마 예정자 응원 글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공개 지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후보가 있을지언정 내색은 하지 않고 경쟁을 지켜보는 스타일”이라며 “특정 후보를 언급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명심’은 지난해 당 지도부 선거 때도 큰 영향을 발휘한 바 있다. 김민석 당시 최고위원 후보는 선거 초반 4위까지 밀렸지만 이 대통령이 “김 후보의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나”라고 언급하자 순식간에 1위로 올라섰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 구청장은 2014년부터 성동구청장으로 3선을 지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구민에게 공개해 직접 민원을 듣는 등 적극적인 행정으로 인기가 높다.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


한편 당내에서는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박홍근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서영교·김영배 의원,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