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석 도난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누수로 인해 희귀 도서 수백권이 손상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달 말 전시 공간에서 누수가 발생해 이집트 부서에서 보관 중이던 도서 300~400권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프랑시 스탱보크 루브르 부관리자는 피해를 입은 자료가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이집트학 서적과 과학 문서”라며 “매우 유용하지만 절대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해당 소장품에 회복할 수 없는 명확한 손실은 없다”며 물에 젖은 도서들은 충분한 건조와 복원 절차를 거친 뒤 다시 서가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예술 전문 매체 ‘라 트리뷴 드 라르’는 루브르의 발표와 달리 약 400권의 희귀 도서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루브르 측은 이번 누수가 노후한 배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난방·환기 시스템 밸브가 실수로 열리면서 도서가 보관된 건물 천장을 통해 물이 스며든 것으로 추정돼 내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스탱보크 부관리자는 배관 노후는 이미 파악됐던 문제며 내년 9월 보수 공사가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루브르에서는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며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괴한 4명이 대낮에 박물관에 침입해 1499억원 상당의 보석 8점을 훔쳐가면서 허술한 보안이 도마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에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도자기 전시관인 캄파나 갤러리의 폐쇄가 결정됐다.

이런 상황 속에 루브르 박물관은 비(非) 유럽연합(EU) 관광객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입장료를 현행 22유로(약 3만 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 5000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추가 수입을 시설 보수와 환경 개선 작업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