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대(對) 잠수함 전력 강화 차원에서 개발한 드론(무인기) ‘윙룽-X’ 실물을 공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국유 방위기업 중국항공기술수출입공사(CATIC)는 수출형 중고도 장기 체공 드론 윙룽-X의 실물 크기 모델을 지난 11월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한 ‘두바이 에어쇼 2025’에 전시했다.

2년마다 개최되는 두바이 에어쇼는 항공·방산 업체 1500여 개 이상이 참가하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 에어쇼다. 우리 공군도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을 필두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등 K방산 항공 분야의 기술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군 처음으로 ‘방산협력단’을 꾸려 군사 외교에 나섰던 무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윙룽-X는 중국의 무인기 수출 전략을 대표하는 차세대 모델”이라며 “미 보잉사가 생산한 미 해군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과 비교할 때 기능 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윙룽-X의 축소 모형은 2023년 두바이 에어쇼와 올해 파리 에어쇼에 전시한 바 있다. 하지만 실물 크기 모델을 중국 외 지역 전시회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윙룽-X는 기본적으로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을 모두 발사할 수 있고 대함 공격 능력도 갖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선 윙룽-X는 세계 최초로 잠수함 탐지와 공격이 가능한 무인 항공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완전 자율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강조한다.

과연 ‘윙룽 X’ 위력은 어떨까.

이 드론의 핵심 장점은 탑재된 AI가 잠수함을 찾아내 분석하고 공격까지 진행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 능력이다. 투하할 소노부이(음파탐지부표) 위치를 AI가 판단하고 수중 소음 패턴 분석 후 잠수함 여부를 판단한다. 필요한 경우 경어뢰도 자율 발사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이 드론 앞에서 잠수함도 숨을 곳이 없다. 이젠 잠수함의 은밀성은 끝났다”라며 윙룽-X에 한껏 치켜세운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 보도를 분석해 보면 윙룽-X 실체는 더욱 분명해진다. 중국 항공산업공사(AVIC)가 개발한 고고도 장기체공형(HALe) 무인정찰·공격기 시리즈의 최신 기체다. 날개 길이 20m, 최대 비행고도 1만m에 달한다. 체공 시간 40시간 이상으로 이는 미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보다 4배가량 오래 작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유인 대함초계기와 마찬가지로 공중 또는 해상 플랫폼과의 협력이 가능하며 소나(음파탐지기)를 포함한 각종 해상 감시 센서를 활용해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해 첨단 대잠수함 어뢰를 발사할 수 있다.

일부 해외 언론들도 윙룽-X 위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벨기에 군사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윙룽 X는 세계 최초로 잠수함을 탐지·추적·공격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드론으로 소노부이(음파탐지부표) 투하 장치와 경량 어뢰, 해상 감시용 복합센서 등을 통합한 최신형 무인 항공기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미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윙룽-X는 탑재된 AI가 수중 소음을 분석해 잠수함을 식별하고 필요시 어뢰를 자율 발사할 수 있다며 이 기능이 실전화된다면 해중전(海中戰)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돼 AI 기반으로 하는 완전 자율 대잠수함 작전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 윙룽-X를 다수 운용할 경우 미·일·호주 연합 잠수함 전력의 은밀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위력 때문에 최근 분쟁으로 드론의 전략적 중요성을 체감한 중동 국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방 군사매체들은 중국의 윙룽-X 공개에 의심의 눈초리로 보내고 있다.

이번 공개는 기존 지상·공중 중심의 무인 작전 영역을 해양으로 확장한 사례로 ‘공중 대잠 네트워크’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는 전략의 목적으로 담겼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기술력을 과시하는 단계일 가능성이 높고 실제 자율 타격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