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개인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기업 경영을 뒷받침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 중이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 수립부터 핵심 경영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AI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면서 단순 자동화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통찰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산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혁신하고, 매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AI 에이전트 전문 기업 '달파'는 AI 기술의 실질적 가치를 더 많은 기업이 손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달파의 AI 에이전트는 소비재 기업들이 다양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마케팅 및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 전반에서 AI가 직접 실행 가능한 조언과 의사결정 지원을 제공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시장의 요구와 현장의 문제를 깊이 있게 파악해 왔다. 이를 통해 달파의 솔루션은 높은 실용성과 더불어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디에프, 아모레퍼시픽(090430), KT커머스, SK스토아 등이 있다.
김도균 달파 대표는 10일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기업의 자동화와 각종 의사결정에 대한 AI 에이전트의 활용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3년 안에는 한 명의 개인사업자가 연매출 1000억 원을 낼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물건을 제조해서 유통하는 뷰티, 식음료(F&B) 등 소비재 분야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파는 2023년 1월 설립된 AI 에이전트 전문 개발 기업이다. '누구나 손쉽게 AI를 활용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비전을 내걸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동창업자는 김도균 대표를 비롯해 유선빈·명기범·권의진 이사 등 총 4명으로, 모두 서울대 출신에 나이가 20대(1990년대 후반생)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대표는 "대학 시절 자취방을 사무실로 삼아 대학생들을 위한 모임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시작해 보자고 모인 것이 달파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후 병역을 마치고 개발 역량을 키워 사업 방향을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로 정해 다시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파는 설립 직후인 2023년 3월 13억 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듬해인 지난해 4월에는 12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DSC인베스트먼트(241520), IMM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등 국내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VC)들 상당수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함께 젊고 뛰어난 역량을 갖춘 창업팀의 기술력과 실행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대규모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달파가 사업 방향을 AI 에이전트에 집중한 배경에는 AI 시대를 넘어 곧 'AI 에이전트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AI가 사람의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이윤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AI 에이전트는 사람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파는 소비재 기업들의 이윤 극대화를 단기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기업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AI 에이전트를 종류 제한 없이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다만 최근에는 소비재 기업들의 마케팅·상품 기획·고객 분석 등에서 AI 에이전트의 활용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고 판단,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달파는 변화하는 AI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앞으로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각 분야별 AI 에이전트 개발 역량을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재 브랜드사 전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AI 플랫폼은 단순 자동화 프로그램이나 전사적자원관리(ERP)와 달리, 판매·재고·마케팅 데이터 분석부터 발주 계산, 마케팅 캠페인 전략 수립, 인플루언서 협업까지 실무를 직접 지원한다. 이미 몇몇 기업은 해당 AI 플랫폼 도입을 통해 마케팅 업무 수행 시간을 기존보다 60% 이상 단축하고, 광고 투자 대비 수익률(ROAS)도 상당 부분 개선한 효과를 봤다.
달파는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AI 에이전트의 핵심 요건으로는 '데이터 해자'를 꼽았다. 데이터 해자란 기업이 독점적 데이터 자산을 구축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를 위해선 경쟁사 대비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통합해 통찰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달파는 아직 많은 기업이 데이터 통합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 대표는 "매출이 몇천억 원에 이르는 기업들조차도 아직 기업의 중요 데이터들을 엑셀 문서 등으로만 관리하는 곳들이 많다"면서 "수많은 데이터가 각각 어떤 관계가 있고, 해당 이해 관계에 따라 적재해 이를 AI 에이전트에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달파가 이러한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과 통합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은 그동안 500건 이상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덕분이다. 2023년 창업 이후 지난 3년간 다양한 기업들과 데이터 통합을 통한 AI 에이전트 활용 방안을 구상해 오면서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달파는 주요 소비재 브랜드사 5곳과 신규 플랫폼 도입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 상용화 속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달파의 AI 에이전트 사람보다 더욱 뛰어난 성능을 내겠지만, 당연히 사람이 직접 컨트롤하는 방향으로 개발해 나감으로써 상생을 추구할 것"이라며 "앞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이 ERP를 사용하는 것처럼 AI 에이전트 시장에서의 SAP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