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 이후 처음으로 누적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2015년 8월 오픈한 이후 5년 4개월 만에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연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최단기간 연매출 ‘2조 백화점’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28일 현대백화점은 이달 27일까지 판교점 누적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판교점의 매출(1조 7300억원)보다 약 16% 늘어난 수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은 오픈 이후 매장 확장이나 증축 없이 매년 5%에서 23%가량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최단기간 연매출 2조 돌파로 판교점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백화점으로 우뚝 서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럭셔리 상품기획(MD) 경쟁력과 서울·경기 등 넓은 광역 상권 고객을 보유한 점, 그리고 미식·예술·체험 등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꼽았다.
먼저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5년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해왔다. 연매출 1조를 달성한 2020년 12월 이후에도 판교점은 에르메스(2022년)·그라프(2023년)·디올(2024년)·롤렉스(2025년)·고야드(2025년) 등 최상위 명품 브랜드를 경기 지역에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 상권인 판교 지역의 탄탄한 배후 수요와 함께 서울·경기 등 광역 상권의 고객 비중이 높은 것도 매출 2조 달성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판교점은 주변에 IT기업이 밀집돼 있어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하다. 또한, 신분당선을 비롯한 철도 교통망과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전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전체 VIP 고객 중에서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은 78.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용인·수원·과천·안양 등 경기 동남권 비중이 13.7%로 나타났다. 이 밖에 경기 동부권(9.8%), 서울 강남권(33.1%)과 성동·용산구 등 강북 지역(13.1%), 인천 등 기타지역(8.5%)에서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고 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체험 콘텐츠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 전략이 판교점 연매출 2조 돌파에 크게 공헌했다고 판단했다. 개점 초기부터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오프라인 유통의 패러다임을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왔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대표적이다.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현재 판교점 식품관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120여 개 맛집과 식음료(F&B) 매장이 입점돼 있다. 판교점은 개점 당시 업계 최초로 ‘초대형 식품관’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앞으로도 현대백화점은 고객 경험 중심의 콘텐츠 혁신을 지속해 판교점을 국내 럭셔리 리테일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대대적인 공간 개편, 초우량 VIP 대상 서비스 강화를 추진하고, 명품 외에도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확충해 전 카테고리에 걸친 라인업을 완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내년 1월 중 1층 루이비통 매장을 대폭 확장해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며, 신규 지적재산권(IP) 콘텐츠 개발, 대형 테넌트 시설 보강 등 체험형 복합 문화 공간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성과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앞으로도 고객 경험 혁신과 리테일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