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현금 사용액이 최근 4년 사이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리 하락과 경제 불확실성 영향으로 현금 보유 규모는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개인의 월 평균 현금지출액은 32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50만 6000원)보다 18만 2000원(36.0%) 감소했다.
월평균 지출에서 현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로 4년 전(21.6%)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와 각종 페이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현금 사용액과 비중이 줄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다만 고령층과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현금 지출 비중이 높았다. 현금을 쓰는 비중이 60대는 20.8%, 70대 이상은 32.4%였고 월 가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은 59.4%에 달했다.
현금 사용은 줄었지만 보유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개인이 소지한 거래용 현금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0만 3000원으로 2021년(8만 2000원)보다 2만 1000원(25.6%) 증가했다.
일상 거래가 아닌 예비용으로 가진 현금 보유액도 늘었다. 개인의 예비용 현금 1인당 평균 보유액은 54만 1000원으로 2021년(35만 4000원)보다 18만 7000원(52.8%)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금리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개인의 현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현금지출 규모가 줄고 보유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현금지출 규모는 월 평균 112만 7000원으로 2021년(911만 7000원)보다 799만원이 줄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977만 8000원으로 2021년(469만 5000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기업들도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해서 설문조사 한 결과 개인 응답자의 45.8%가 반대해 찬성 응답 비율(17.7%)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대 이유로 '금융약자의 거래 불편'(39.1%), '비상시 경제활동 곤란'(22.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은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는 기존에 3년 주기로 하던 '현금사용행태 조사'와 '화폐사용 만족도 조사'를 통합해 올해 처음 한 것이다. 조사 대상이 가구주인 개인에서 올해는 개인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