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임종룡(사진)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완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 능력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확고히 뿌리내리기 위해 인공지능전환(AX) 거버넌스 확립, 인공지능(AI)과 현장의 접목 등 AI로의 전환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강화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이날 임 회장이 첫 재임 기간 동안 우리금융의 외형 성장과 내실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은 재임 중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타 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 비율 격차를 좁혀 재무 안정성을 개선했다”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기업 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 회장 임기 중에 한국포스증권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다졌다. 우리금융의 총자산 규모는 임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2년 말 기준 640조 3000억 원에서 올 9월 말 현재 804조 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보수적 자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이 같은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을 높게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9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95%로 1년 전과 비교해 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잔액도 임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기준 158조 원에서 올 9월 말 178조 원으로 20조 원 늘었다. 기업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수익성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 7960억 원으로 연간 순이익은 2022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 기록(3조 1690억 원)을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은 안으로는 내부통제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고 금융권 처음으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실행했다. 옛 상업과 한일은행 동우회를 하나로 합쳐 조직 문화 개선의 분기점을 마련했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임 회장이 앞으로도 기존의 혁신 기조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임추위는 차기 회장 선정 기준으로 △톱티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안정적 도약 △AI·스테이블코인 시대에 확고한 시장 선도적 지위 선점 △생산적 금융 대전환기 기업금융 △자본시장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임 회장 2기는 AI 전환과 함께 생산적·포용 금융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회장은 9월 총 80조 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임추위는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이 투명하고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모범 규준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진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현직 회장이나 외부로부터 간섭받지 않았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금융 이사회는 과반수가 과점 주주 체제”라며 “어느 한 이사가 의견을 주도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 “향후 출범 예정인 금감원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제시하는 기준 등을 충실히 반영해 경영승계계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