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가전 공장은 조립 라인에 고속철도의 자기 부상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기계식 전송에 비해 5배 빠른 속도와 ㎜(밀리미터)급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2월 30일 찾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샤오미 스마트팩토리에서는 6.5초마다 한 대씩 생산된 에어컨이 자동으로 포장돼 쉴 새 없이 물류창고로 이동하고 있었다. 샤오미의 첫 번째 가전 생산기지인 우한 스마트팩토리는 2024년 11월 착공해 11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28일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외신 기자에게 처음 공개된 이 공장에서는 직원을 찾기 힘들었다. 샤오미 관계자는 “공장 자동화율이 97% 수준으로 최소 인력만 투입되고 있는데 이들도 비정상적인 상황만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샤오미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실시간 감지와 신속한 대응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생산라인에 접목했던 ‘샤오미 서지(Xiaomi Surge)’ AI 제조 플랫폼을 구축해 136대의 AI 비전 검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억 화소 해상도로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검측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쉽게 말하면 휴대폰 기판 제조 기준을 대형 가전에 적용해 제품의 정밀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AI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최대 0.1㎜(±0.05㎜) 오차까지도 자동 보정해 불량률을 최소화했다. 사람의 눈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 전통적인 가전 제조 공장에 비해 1만 배 많은 최대 9억 건의 데이터처리 능력을 갖춰 양과 정확도를 모두 끌어올렸다. 사출성형과 판금 작업장은 일명 ‘다크팩토리’로 운영되고 있다. 작업장에 들어서자 말 그대로 조명도 없는 어두컴컴한 내부에 단 한 명의 사람 없이 로봇 팔과 자동 생산라인만 돌아가며 에어컨 내·외부 부품을 제조, 조립해 다음 공정으로 보냈다. 이 모든 것이 AI 기술을 접목했기에 가능하다. 특히 고속철도에서 주로 사용하는 자기 부상 기술을 접목한 컨베이어 벨트가 눈길을 끈다. 각 라인에서 제품을 이동시킬 때 일반 제조 공장에서 들릴 법한 소음이 전혀 없어 마치 독서실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완제품 상당수가 공중에 매달린 형태로 이동하는 모습도 다른 공장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었다.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공장 내 6개 주요 작업장에 공중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됐는데 총길이가 4.2㎞에 이른다. 이를 통해 전체 물류의 80%를 공중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나머지 20% 역시 무인운반차량(AGV)과 자율주행운송로봇(AMR)으로 처리해 전체 물류의 94%를 자동화하고 있다. 지게차·트럭이 오가는 혼잡한 상황을 방지해 운송 효율성을 높였고 공장의 청결함을 유지해 제조 공정의 결함도 최소화했다. 완성된 에어컨은 최대 25만 대를 저장할 수 있는 24m 높이의 창고에 보관된다. 평면으로 펼칠 경우 축구장 200개 면적의 물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AI를 통한 물류 자동화를 이뤄내 공간 집적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주요 기능별 실험실을 갖춘 점도 눈길을 끈다. 약 7000㎡ 규모의 실험센터에 46개의 전문 실험실을 갖췄는데 다양한 기능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샤오미 관계자는 “업계 최저 수준의 소음을 유지하는 무향실, 영하 65도에서 영상 70도까지 조절 가능한 초저온 열펌프 실험실 등에서 제품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생산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에 대한 R&D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례로 포장 운송 실험실에서는 제품 출하부터 고객 수령까지 전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물리적 충격을 실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장재를 최소화하면서도 제품 손상은 막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샤오미는 우한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5년 안에 중국 시장에서 3대 가전 브랜드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장 1기 투자 규모는 25억 위안(약 5185억 원)으로 연간 700만 대의 에어컨 생산능력을 갖췄다.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할 수 있는 2기 공장 부지도 마련한 만큼 이르면 내년 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성과를 냈던 소형 가전 중심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에어컨을 필두로 대형 가전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발원지라는 오명을 썼던 우한시는 최근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고속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샤오미도 2017년 우한에 제2본사를 설립하고 AI본부를 비롯한 R&D 인력을 대거 끌어모으고 있다. 샤오미 관계자는 “우한시는 인구 1400만 명 중 대학생 이상의 고등교육 학생 수가 중국 최대인 140만 명에 달하는 인재 양성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