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정전’ 95일 만의 복구…人災가 남긴 비싼 교훈 [사건플러스]

행정서비스 먹통 된 일상
관련 피의자들 검찰 송치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소방대원이 불에 탄 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마비됐던 행정정보시스템이 95일 만에 모두 정상화됐다. 이 사고로 국민들은 주민등록등본 발급부터 119 신고 안내 서비스까지 먹통이 된 일상을 감내해야 했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로 한동안 중단됐던 행정시스템 709개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30분을 기점으로 모두 복구됐다. 이에 따라 재난 위기경보 ‘주의’ 단계도 해제됐다.


사고는 지난해 9월 26일 국정자원 대전본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이설 작업 중 화재가 나면서 발생했다. 초기 진압이 어려워지자 물리적 피해 확산을 우려한 국정자원 측이 전원을 차단해 행정시스템이 셧다운됐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연합뉴스

이번 참사는 전형적인 인재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작업 과정에서의 부주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이설 작업 중 기본적인 절연 조치조차 이행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작업자들이 배터리 랙 상단 컨트롤 박스(BPU)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 불이 났다고 봤다.


관련 피의자들도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업무상실화, 전기공사사업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과 시공사 대표 등 피의자 19명을 검찰에 넘겼다. 이 원장을 비롯한 국정자원 관계자 4명은 화재 당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 화재 당시 실제 작업자 뿐만 아니라 시공사와 감리업체 직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화재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작업자들은 조달청으로부터 낙찰받은 업체 소속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연루된 업체 5곳과 10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였다. 특히 조달청으로부터 공동이행 방식으로 30억원 상당의 공사를 수주한 업체 2곳이 불법 하도급을 준 점이 문제가 됐다. 해당 업체들은 또 다른 2곳에 다시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업체 작업자 2명은 파견 형식으로 작업에 참여했다. 퇴사 후 수주받은 업체 소속으로 입사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기도 했다. 조사 당시 국정자원 측은 경찰에 해당 작업자들이 모두 수주 받은 업체 소속인 줄 알았으며 불법 하도급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부는 대응체계 종료 이후에도 부처별로 소관 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공공 정보화 인프라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민간에 비해 미흡했던 공공 데이터센터 안전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재해복구체계(DR)를 전방위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정부는 국가정보자원 관리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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