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女골퍼 ‘장타의 키’는 170㎝ 이상?…‘170㎝ 윤이나· 이동은’ ‘173㎝ 방신실’ ‘175㎝ 김아림’ 그래서 더 놀라운 ‘163㎝ 황유민’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동반 라운드를 하고 있는 황유민(왼쪽부터) 윤이나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뛸 신인 헬렌 브림(독일)의 키는 191㎝이다. LPGA 투어 선수 중 최장신이다. 가장 작은 선수는 지난 해 신인왕에 오른 야마시타 미유(일본)다. 브림보다 41㎝ 작은 150㎝다.


아직 브림의 LPGA 드라이브 거리 기록이 나오지 않았지만 두 선수의 거리 차이는 신장만큼 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림은 작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드라이브 거리 263.11야드(27위)를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무려 280.15야드(1위)를 보냈다. 투어 2년 차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를 자주 잡지 않은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Q시리즈 최종전 최종일 브림과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이동은은 자신보다 30~40m 더 보내기도 했다고 혀를 둘렀다. 반면 작년 야마시타의 드라이브 샷 거리는 245.99야드(141위)였다.



동반 라운드를 하고 있는 이동은(왼쪽)과 방신실(가운데). 사진 제공=KLPGA


신장이 클수록 거리를 더 보낼 가능성이 높다. 그건 원심력과 구심력을 정하는 물리학의 법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수의 신장만으로 거리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스윙의 방법과 근육의 힘 그리고 몸의 유연성, 거기에다 나이 등 다양한 요인이 상호 작용해 최종 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의 신장과 비거리를 비교해 봐도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키 작은 선수가 키 큰 선수보다 한참 더 멀리 날리기도 하고 신장은 같아도 거리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경우도 있다.



라운드에 앞서 포즈를 취한 황유민(왼쪽)과 이예원. 사진 제공=KLPGA


작년 165㎝보다 작은 선수 중에서 가장 멀리 날린 주인공은 ‘돌격 대장’ 황유민이었다. 163㎝의 황유민은 지난 시즌 252.48야드를 보내고 드라이브 거리 6위에 올랐다. 물론 장타 5위 이내 선수 중 황유민보다 작은 선수는 없었다. 황유민과 같거나 작은 선수 중에서 그 다음으로 멀리 친 선수는 163㎝의 김수지다. 평균 250.90야드를 날린 김수지의 장타 순위는 11위였다. 황유민, 김수지와 키가 똑같은 이예원은 240.92야드를 보내고 드라이브 거리 51위를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세영의 키가 163㎝다. 김세영은 작년 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 79위(260.61야드)에 머물렀지만 나이(32세) 영향이 컸을 것이다. 김세영은 데뷔 첫 해인 2015년에만 해도 드라이브 거리 10위(260.02야드)에 올랐던 대한민국 대표 장타자였다. 그러고 보면 키 163㎝ 선수 중에 유난히 한국 장타자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린 경사를 읽고 있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작년 장타 1위(261.05야드)에 올랐던 이동은의 신장은 170㎝다. 자신보다 3㎝ 큰 173㎝의 방신실을 제치고 장타 퀸에 올랐다. 170㎝에도 장타자가 무척 많다. 2022년 장타 1위 그리고 2024년 장타 2위에 올랐던 윤이나가 바로 170㎝다. 윤이나는 작년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기고 나서도 드라이브 거리 13위(272.94야드)를 기록하는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작년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던 유현조도 이동은, 윤이나와 같은 ‘170㎝의 장타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는 드라이브 거리 15위(249.63야드)를 기록했지만 신인이던 2024년에는 장타 8위(251.19야드)에 오르기도 했다.



그린 경사를 파악하고 있는 김아림. 사진 제공=대홍 기획

확실히 170㎝ 이상 장신 선수들의 장타 능력이 대체로 뛰어났다. 작년 KLPGA 투어 장타 ‘톱4’가 모두 170㎝ 이상이었다. 장타 1위 이동은과 2위 방신실 외에 3위 송은아가 171㎝였고 4위 김나영은 176㎝나 됐다.


168㎝의 배소현이 장타 5위에 올랐고 황유민 뒤로도 171㎝의 문정민과 173㎝의 서교림이 장타 7,8위를 기록했다. 드라이브 거리 9위와 10위는 165㎝로 키가 같은 고지우와 최가빈이었다.



그린 경사를 읽고 있는 박혜준. 사진 제공=KLPGA


작년 KLPGA 장타 ‘톱20’ 중 가장 키가 큰 177㎝의 김민선7과 박혜준은 드라이브 거리 18위와 20위로 다소 ‘평범한 장타’를 날렸다. 물론 올해는 역대 최장신 장타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작년 출전 대회 수가 적어 드라이브 거리 순위에 오르지 못한 178㎝의 김민솔이 올해 다시 신인으로 전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작년 김민솔은 총 30라운드에서 257.79야드를 보냈는데, 만약 순위에 들었다면 방신실 바로 뒤인 3위에 해당된다.


흥미로운 것은 장타 ‘톱10’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169.5㎝이었는데, 그 숫자를 ‘톱20’으로 늘렸더니 키는 줄지 않고 오히려 169.7㎝로 늘었다는 점이다. 장타 ‘톱10’에서는 163㎝의 황유민이 평균 신장을 줄였고, 반대로 장타 ‘톱20’에서는 177㎝의 김민선7과 박혜준이 평균 신장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린 경사를 읽고 있는 김민솔. 사진 제공=KLPGA


작년 LPGA 투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선수 3명이 드라이브 거리 270야드 이상을 보냈다. 윤이나 외에 11위(273.32야드) 김아림과 19위(270.05야드) 유해란이 평균 270야드 이상을 쳤는데, 셋 모두 키가 170㎝ 이상이었다. 윤이나가 170㎝이었고 김아림 175㎝, 유해란 176㎝ 순이었다. ‘3색 3키’의 장타자들인 191㎝의 브림, 170㎝의 이동은 그리고 163㎝의 황유민이 합류하는 2026시즌 LPGA 투어는 무척 흥미로운 ‘장타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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