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 가격이 치솟았지만 특급호텔 ‘딸기 뷔페’ 인기는 오히려 더 달아오르고 있다. 딸기값이 금값이 된 상황에서도 1인 15만원 안팎의 고가 상품이 주말마다 빠르게 마감되며 딸기 뷔페가 ‘불황에도 지갑 여는 경험 소비’의 상징처럼 자리 잡는 분위기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딸기 중도매인 가격(2㎏)은 4만5980원으로 전년 대비 약 36%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소매가격(100g)도 2820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 올랐다. 딸기 디저트 수요가 커진 연말·연초를 지나도 가격이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호텔업계는 원가 부담과 운영비 상승을 이유로 딸기 뷔페 가격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2025~2026시즌 기준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딸기 뷔페 성인 요금을 13만5000원으로 책정했고, 롯데호텔서울 ‘페닌슐라 라운지 앤 바’는 성인 요금을 15만원으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단순 원가 요인뿐 아니라 “희귀 품종, 유명 협업 등 프리미엄 전략이 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딸기 뷔페의 경쟁 포인트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에서 ‘무엇을 경험하느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유명 브랜드 식기, 포토존, 한정 디저트, 굿즈까지 더해 ‘인증샷’과 ‘소장’ 욕구를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이다.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파라다이스시티의 협업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아시아 최초로 ‘카페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시즌 한정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딸기 뷔페를 ‘크리스털 베리 가든’ 콘셉트로 꾸렸다.
파라다이스시티에 따르면 딸기 뷔페는 1월 10일부터 3월 15일까지 주말에 운영되며 성인 요금은 11만5000원이다. 얼리버드(1월 4일까지) 예약 시 15% 할인을 제공하고, 객실 패키지에는 스와로브스키 테디 키링 등을 포함해 ‘호캉스+딸기 뷔페+굿즈’로 묶어 판매한다. 파라다이스 측은 협업 배경으로 “맛과 아름다움을 함께 담는 방식”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딸기 뷔페를 ‘고가 디저트’로만 보지 않는다. 비교적 짧은 시간·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특급호텔 브랜드를 경험하고, 사진과 굿즈까지 남길 수 있는 ‘엔트리형 럭셔리’로 기능한다는 해석이다. 딸기값이 오를수록 호텔이 파는 것은 과일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딸기를 둘러싼 경험의 완성도”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