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엄버스 탔다 ‘강등·정직’된 장성 국립묘지 못간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제5조제5항5조 근거, 강등·정직 처분도
국립묘지 영예성 훼손 포함돼 안장 제한”
이를 무시하면 경찰 등 형평성 논란 초래
“법률 다툼 박탈된 안장 예우 되찾을 수도”

지난 2024년 12월 3일 저녁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4일 새벽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했던 육군 소장 4명·준장 9명을 중징계 처분하면서 이들 모두 국립묘지에 묻히는 예우가 박탈돼 국립현충원 안장 자격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2월에 개정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안장 대상자의 요건) 제5항 1조 때문이다.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국립묘지별 안장 대상자) 제1항 1조에 따라 장성급 장교 또는 20년 이상 군에 복무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다.


그러나 제5조 제5항 5조에서 그밖에 제10조에 따른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榮譽性)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다고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해 국가보훈부는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계엄버스’에 탑승해 강등 및 정직 처분을 받은 장성은 이에 해당돼 국립묘지 안장 자격 상실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에 대한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을 중징계, 감봉·견책·근신은 경징계로 분류한다. 다만 파면과 해임의 중징계는 제5조 제5항 4조에 따라 탄핵이나 징계처분에 따라 파면 또는 해임된 사람은 안장될 수 없다. 강등 또는 정직 처분은 국립묘지 안장이 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불법 비상계엄 관여에 따른 강등 또는 정직 처분은 경중을 따질 때 제5조 제5항 5조를 근거로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도록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5항 5조에서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다”며 “12·3 불법 비상계엄 관여 및 계엄버스 탑승으로 중징계를 받은 경우 심사 과정에서 경중을 판단할 때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에 해당될 수 있어 안장을 불허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경찰·소방공무원과의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계엄버스 탑승에 따른 징계(강등 또는 정직)자에 대해 국립묘지 안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국가보훈부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적 범죄, 비행 과중하면 영예성 훼손”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5항 4의2에 따라 경찰·소방공무원으로 30년 이상 재직한 사람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징계처분 등으로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은 국립묘지에 묻힐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징계처분은 강등, 정직 또는 감봉이 해당된다.


따라서 징계 사안의 중대성이 높은 비상계엄 관여 등으로 강등이나 정직 처분을 받은 이들 장성도 동일하게 이 법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군인의 경우 강등 또는 정직 처분은 현역복무부적합 심사 대상으로 강제 전역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3 비상계엄 당시 육군본부 장성급 14명(소장급 5명·준장급 9명)은 계엄버스에 탑승했지만 출발 30여분 만인 4일 새벽 3시쯤 계룡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계엄이 해제된 이후 버스가 출발했다는 점에서 ‘2차 계엄’ 선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이들 모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징계위원회 결과 소장 가운데 1명은 파면을, 4명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준장 중엔 2명은 ‘강등’, 1명은 정직 2개월, 나머지 6명은 정직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또 다른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국립묘지 안장 자격에 관한 최종 판단은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하겠지만 헌법재판소 판결을 보면 국립묘지 안장의 기준인 영예성은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공헌한 데 따른 명예로 국가나 사회에 대한 범죄나 비행이 과중하면 영예성이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12·3 불법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면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육군본부에서 서울행 버스에 탔던 김상환 전 육군 법무실장의 경우 최초에 근신 10일 처분을 받았다. 근신은 견책 다음으로 수위다. 그러나 낮은 경징계라며 국무총리가 재검토를 지시해 하루만에 강등 처분으로 중징계가 내려졌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했다. 일각에선 현 정권 기조에 따른 과도한 처분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정권이 교체되면 정치적 희생양이 된 이들 장성에 대한 징계처분이 법률 다툼으로 뒤바뀔 수 있는 여지가 높아 박탈된 국립묘지 안장 예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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