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 추진하는 크레이버, 기업가치 5000억 노린다[시그널]

실적 급증으로 상장 명분 확보
일본시장 중심 성장 전략 강화
글로벌 확장 속 지속성 시험대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브랜드 스킨1004의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 이미지. 사진제공=크레이버코퍼레이션

구다이글로벌에서 독립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일본 증시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5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레이버는 지배구조를 정비한 뒤 일본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를 앞세워 현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이버는 일본 거래소 상장을 전제로 기업가치 목표치를 5000억 원 수준으로 설정하고 상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구다이글로벌이 크레이버를 인수한 가격과 비교해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구다이글로벌은 2024년 미래에쿼티파트너스와 더터닝포인트와 손잡고 크레이버를 약 2456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실적 흐름도 상장 추진의 핵심 근거로 꼽힌다. 크레이버의 2024년 매출은 3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3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며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설명할 실적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크레이버는 일본 상장을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설정했다. 일본 증시는 소비재와 브랜드 기업에 대한 기업가치 수용도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중복상장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상장을 염두에 둔 지배구조 정비와 사업 구조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지배구조 변화도 상장 추진의 분기점이 됐다. 구다이글로벌의 천주혁 대표와 크레이버 대표였던 이지철 대표는 한동안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했지만 이후 이 대표가 구다이 산하 라카코스메틱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그룹에서 독립했다. 이를 계기로 크레이버는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했고 일본 상장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상장 스토리의 한 축이다. 크레이버는 일본 상장 준비와 함께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북미 유통 채널을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상장을 성장 스토리의 중심에 두고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크레이버는 지난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약 2000억 원 규모의 리캡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 지분 일부가 정리되며 자본 구조가 한 차례 정돈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리캡이 일본 상장 추진에 앞서 지배 구조와 투자 회수 경로를 정리하는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레이버가 일본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장 요건 충족은 물론 실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상장 시점을 둘러싼 시장 환경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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