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죽이기" "韓은 배신자"…사생결단 치닫는 국힘 내홍

■ 野 한동훈 제명 '후폭풍'
윤리위 "조직적 공론 조작 의심"
韓, 가처분 예고●친한계도 반발
"지선 망쳐" 중립 성향 의원 중재
오늘 의총서 징계안 난상토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보수 정당에서의 ‘퇴출’을 선포하면서 당은 또다시 ‘내분의 늪’에 갇히게 됐다. 당 윤리위원회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 게시판 사태’를 최고 수위인 제명 결정을 내릴 정도의 ‘여론 조작’으로 판단했고, 당 지도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윤리위 결정에 힘을 실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물론 당내 소장파 의원까지 나서 “제명 결정만은 안 된다”며 장동혁 대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장 대표가 쇄신안으로 내세운 ‘보수 대통합’ 선언이 일주일 만에 공염불에 그치며 6월 지방선거에도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청을 방문하고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대전·충남 행정 통합 관련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장 대표가 계엄을 막은 나를 찍어내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통상 소명 기회는 일주일, 5일 전에 주는데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하루 전에 이야기해놓고 다음 날 나오라고 하고 그다음 날 전직 당 대표를 바로 제명 결정하는 것은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백해룡 경정을 쓰듯이 장 대표가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써서 이런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열리는 최고위 의결을 통해 징계가 확정될 경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 전 대표는 “계엄을 막은 마음으로 당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형동·배현진·박정훈·정성국·고동진·유용원 의원이 함께했고 지지자 그룹인 ‘위드후니’가 건물 밖을 가득 메웠다.


친한계는 이날 오전 곧바로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을 투옥한 원균적 행태(송석준 의원)” “최대치의 뺄셈 정치(배현진 의원)”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우재준 최고위원)” 등 징계의 부당성을 부각하고 지도부를 규탄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의원들도 윤리위 결정에 대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당의 통합에 역행한 반헌법적·반민주적인 것으로 규정한다”며 “장동혁 최고위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립 성향의 의원들도 “선거를 포기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김병기·강선우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의 비위 논란에도 당 지지율이 최악인데 당 내홍까지 거세지자 위기감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성일종 의원은 “정치적 문제를 법으로 풀겠다는 것이냐”면서 “한 전 대표는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양측의 자중을 촉구했다. 권영세 의원 역시 “제명은 과한 결정으로 최고위도 한 전 대표 측 의견을 충분히 들어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하고, 한 전 대표 측도 당내 절차에 협조하고 적극 소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배숙 의원도 “당력을 총집결해야 할 골든타임에 내부 갈등으로 힘을 분산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리위의 결정을 그대로 밀고 갈 태세다. 장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대전·충남 통합 정책 협의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제명 처분을 정치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윤리위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어떤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우선은 따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제명 처분 이외에 감경을 포함한 다른 선택지는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그는 “당게 사건은 오래 진행된 사건이고 그사이 많은 당내 갈등도 있었다”며 “지난번 걸림돌에 대해 얘기하며 이 문제를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정치적으로 해결될지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장 대표는 당게 사건이 당원의 공분을 불러온 만큼 사건 당사자인 한 전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가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피력해왔다. 한 전 대표가 스스로 고개를 숙인다면 이를 명분으로 정치적 해결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허위 조작’ 프레임으로 맞서자 제명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 윤리위는 이날 새벽 제명 결정을 통해 “한 전 대표의 가족이 IP를 공유해 조직적으로 공론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를 통해 소속 정당의 명예와 당의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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