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류지서 '석별의 악수'만 세 번…드럼세트 주고 손목시계 받아

■한일 정상회담…양국 교류역사 되새기며 친교
다카이치가 먼저 도착해 李 맞이
日, 금당벽화 원본 보여주며 환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대표 문화 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고대 사찰을 함께 둘러보며 양국 우의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전날 환담 자리에서 즉석 드럼 합주를 선보인 후 드럼스틱을 선물 받은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드럼과 드럼스틱 세트를 다시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나라현에 위치한 사찰 호류지를 찾아 다카이치 총리와 친교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웃으며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악수하며 “손이 차다”고 웃으며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호류지(법륭사) 수장고에서 금당벽화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이후 양 정상은 사찰 앞에서 짧은 환담을 한 후 안으로 입장해 주지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내부를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여기에 자주 와보셨냐”고 질문을 던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측은 일반인의 관람이 통제된 수장고를 개방해 과거 화재로 훼손돼 엄격하게 보존·관리되고 있는 금당벽화의 원본을 양국 정상에게 보여줬다. 이에 대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대통령의 최초 나라 방문에 대해서 일본 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환대”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이 친교 행사 장소로 호류지를 택한 것은 양국이 오랜 역사를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호류지는 607년 창건된 사찰로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백제·고구려의 기술과 불교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곳이기도 하다. 전날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아픈 과거의 경험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한일 국교 정상화도 환갑이 됐다”고 밝힌 것처럼 아픈 역사는 직시하되 한일 간 오랜 교류의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교 행사를 마치고 양국 정상은 ‘석별의 악수’를 세 차례나 나누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 사찰 입구에서 악수한 후 대화를 나눴고 이후 악수를 다시 나눈 뒤 차량으로 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손을 흔들어 보이다 다시 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으로 다가와 창문 사이로 또다시 악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부부를 준비한 선물. 이 대통령은 고교시절 밴드부 드러머를 했던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서 드럼과 드럼스틱을 준비했다. 또한 총리 배우자를 위해선 유기 옻칠 수공예 반상기, 스톤접시 세트를 마련했다.청와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위해 준비한 선물. 다카이치 총리 측은 이 대통령 부부를 위해 손목시계, 화장용 붓과 파우치를 준비했다. 청와대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산 드럼과 드럼스틱 세트를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고교 시절 록밴드를 결성해 드러머로 활동할 정도로 드럼 애호가라는 점을 고려한 선물이다. 또 한국의 대표 건강식품인 홍삼과 발효 식품인 청국장 분말·환도 전달했다. 다카이치 총리 배우자에게는 수공예로 옻칠한 유기 반상기 세트와 삼성 갤럭시 워치 울트라 모델을 건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일본 브랜드인 카시오 손목시계를, 김혜경 여사에게는 나라 지역의 붓 전문 제조사 ‘아카시야’의 화장용 붓과 파우치를 선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일본 나라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사이 동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방일 마지막 일정으로 간사이 지역 동포 간담회를 갖고 “(재일 동포들이) 불법 계엄 사태 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수많은 불빛을 밝히는 데 함께했다”며 “노고와 헌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한일 간 불행한 과거 때문에 수천 년에 이르는 아름다운 교류의 역사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