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양국 정상의 인식 차이를 부각하며 한·일 관계의 취약성을 강조했다.
중국 영문 관영지 글로벌타임스(GT)는 1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언급하며 “한·일 정상 간 관계 인식에 뚜렷한 온도 차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리는 관계 진전을 강조한 반면, 한국 대통령은 부정적 요인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GT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 대통령을 맞이하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온라인 반응을 인용해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취하는 태도”라고 전하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관계가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언급한 반면 이 대통령은 “불편하거나 부정적인 요인을 관리하고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대비했다. 이를 두고 일본은 역사 문제를 축소한 채 안보·경제 협력에 집중하려 하고 한국은 관계 후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은 한국을 지렛대로 삼아 지정학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반면 한국은 방어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한·일 관계의 불안정한 기반과 깊은 신뢰 부족을 드러낸다”고 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시아연구소장도 “강제징용, 위안부, 영토 분쟁, 일본 내 역사 수정주의 등 구조적 문제가 언제든 관계를 흔들 수 있다”며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GT는 이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이후 일본을 찾은 순서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과의 전략적 신뢰 회복을 우선시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앞서 이 대통령이 일본 NHK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개입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점도 함께 거론됐다. 이는 일본 내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 논평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