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과 국민연금·신세계프라퍼티 간 갈등이 벌어진 가운데 국회가 기관투자가(LP)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위탁운용사(GP) 교체가 가능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LP인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의 반대에도 서울 강남 역삼 센터필드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P의 75%가 동의할 경우 GP 교체가 가능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 방향은 수익증권 총수의 4분의 3 이상 수로 특별 결의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GP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주요 투자자산 매각 연기와 만기 변경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투자자가 GP의 자산 운용에 일상적인 운용 지시를 내릴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로 인해 자산 매각, 운용사 교체와 관련해 투자자의 의사가 원천 배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보고 이 같은 법안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 75%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GP 교체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MG새마을금고가 M캐피탈 인수 펀드의 GP를 교체하려고 했으나 전원 동의를 받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투자자 간 발생한 문제들이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의 촉매가 됐다는 평가다. 센터필드의 지분을 0.5%가량 보유 중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역삼 센터필드 매각을 위해 주관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하지만 센터필드의 지분 99.4%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신세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센터필드 매각에 반대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과 신세계는 센터필드의 가격이 향후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과 연간 300억 원 안팎의 배당소득을 올릴 수 있어 매각이 불필요하고 운용사 이관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투자자의 지시에 의한 운용 결정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독립적 판단이 운용사의 의무”라고 했다. 결국 투자자들의 이익과 반대되는 매각을 추진할 수 있냐는 것이 법 개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투자자 간 갈등은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국민연금은 이지스자산운용이 경영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펀드 정보 유출, 지배구조 변경 문제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인력 구성 변화를 강하게 문제 삼으면서 국민연금이 출자한 자산에 대해 자산 이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국민연금과 앞으로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투자자들과 적대시하면 회사의 미래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75% 동의로 GP 교체가 가능해지면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자산가치를 올릴 유인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