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으로 장기 투자가 필요한 상장지수펀드(ETF)나 대형주마저도 ‘샀다 팔았다’하는 단타 위주로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효과로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달성하더라도 결국 과거처럼 박스권으로 돌아올 것이란 인식이 강한 영향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16일 코스피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 3463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월 평균 거래대금(8098억 원) 대비 66.3% 증가했다. 반대로 코스피 지수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6284억 원으로 전월(4677억 원) 대비 34.4% 늘었다.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변동성에 베팅하는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
전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규모도 지난해 5월 37.3%에서 12월 45.6%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코스피 대비 ETF 자산 비중이 8%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ETF 거래가 개별 주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거래량 대부분이 단기 투자에 적합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인 만큼 장기·분산 투자를 위해 도입된 ETF가 증시 변동성에 베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이다.
대형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가총액 상위인 반도체·조선·철강·화학 등 국내 주력 산업 대부분은 시클리컬(경기 순환적) 특성으로 경기 호황일 땐 주가가 올랐다가 불황에 다시 꺾이기 때문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한다. 대표 사례인 POSCO홀딩스는 최근 10년 동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20만~35만 원 박스권에 갇혀 있다. 16일 종가(33만 1500원) 기준으로 10년간 주가 상승률이 105.9%에 불과하다. 이같은 이유로 코스피가 5000포인트에 도달하더라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 SK하이닉스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보다 낮으면 사고 1.6배를 넘으면 파는 매매 방식이 활용됐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AI)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를 받으며 PBR 7배까지 확대된 상태다.
대형 코스피 상장사의 한 직원은 “회사 주식이지만 일정 수준이 넘으면 무조건 팔고,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무조건 사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레벨 자체가 오르더라도 박스권에선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