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험하게 얘기하면 (수도권에) ‘몰빵’하는 정책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 분권, 균형 성장이라고 하는 게 양보나 배려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선 업계의 인력난과 저임금 문제도 정조준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현장의 노동 강도가 셀 텐데 최저임금을 준다니깐 국내 고용은 할 수 없고,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게 바람직한지 고려해볼 부분이 있다”며 조선업 하도급과 외국인 노동자 비자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새해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보려 하는데 관성과 기득권이 있어 저항이 너무 크다”며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권한을) 빼앗기기 때문에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균형발전 정책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제조업 강점을 가진 울산의 산업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을 빨리 선도해가야 한다”며 “(제조업) 강점을 지닌 울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각 부처 장관들은 이를 뒷받침할 정책을 소개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가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7만 평 기회발전특구를 새로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500석 규모의 울산 엔터테인먼트파크를 추진해 울산시의 급에 맞는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과기부에도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배 장관은 “울산에 과학관을 지어야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시민 자유 토론 시간에는 조선업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가 나오자 이 대통령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조선 업체는 좋겠지만 지역에서는 고용의 기회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선업 하청업체 인원의 56%는 국내인, 나머지 40%는 못 구한다’는 현장 의견에 이 대통령은 “월급을 조금 주니깐 그렇다”며 “(외국인 인력을) 채용해 몇 조 원씩 남기는 세계 최강 (조선업) 경쟁력을 남긴다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코스피지수가 5000을 돌파한 것을 언급한 뒤 “국민연금이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는데 (기업 주식 가치가) 250조 원 늘면서 연금 고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코스피 5000 돌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