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가 성행하고 거대 외국 소프트웨어들이 자리잡은 우리나라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지키는 유틸리티가 있다. 심파일, 마이폴더넷, 보물섬 등 대표적인 인터넷 소프트웨어 다운로드사이트에 의하면 네티즌들에게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은 소프트웨어는‘알집(Alzip)’이다. 알집, 알See, 알FTP 등 알 시리즈를 앞세워 외국 소프트웨어에 당당히 맞서는 이스트소프트의 김장중(30) 사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사용자 1200만명의 알집
김장중 사장의 알집은 사용자가 1200만명, 실행회수가 일주일에 2억회가 넘는 등 국민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았다. 김사장은“알집을 쓰는 사람이 1천만 명이 넘으며 이것은 국내PC 90% 이상에 알집이 깔려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알집의 인기는 압축프로그램의 대명사인‘윈집’을 앞지른다. 알모양으로 생긴 아이콘과 친근감 있는 인터페이스, 한글메뉴 등으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러한 알집의 인기로 인해 최근에는 이미지뷰어 프로그램인 ‘알See’도 사용자가 400만명을 넘어섰으며‘알FTP’,‘알GIF’,‘알PASS’등도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것 역시‘ACDSee’,‘CuteFTP’,‘WSFTP’등 내노라하는 외국 소프트웨어와 경쟁해 이뤄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 또한 김사장은 알툴즈가 공짜 소프트웨어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A/S를 빼놓지 않았다. “알집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많은 질문이 홈페이지나 전화로 쏟아졌어요. 그때마다 모든 직원이 두 팔 걷어붙이고 친절하게 답해줬지요. 그렇게 네티즌들과 소통하면서 알집은 자연스레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알툴즈, 유료화에 성공
99년 6월 알집 등 알툴즈 제품출시 이후 이제까지 누적된 적자는 2억5천만원 선으로 연구개발비 등을 합하면 10억원에 이른다. 이에 김사장은 올해 4월부터 알집, 알씨, 알FTP 등 알툴즈 제품의 유료 판매을 시작했다. “공짜 소프트웨어를 어느 날 갑자기 유료화하는데는 부담이 컸습니다. 더 좋은 알툴즈를 만들려면 많은 개발인력과 기술을 투자해야 하는데 광고수익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과감히 밀어붙였습니다. 알툴즈 등 PC 유틸리티 시장을 750억원 규모로 추정합니다.
올해 이 시장의 1%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료화는 개인에게는 여전히 무료이고 기업이나 PC방 등에만 적용되는 것이지만 1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알툴즈가 1%만 유료로 전환해도 매출로 환산하면 20억∼30억원이나 된다. 이렇게만 된다면 그 동안의 고생을 한꺼번에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김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알툴즈 유료화는 현재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값을 싸게 책정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알툴즈의 가격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기위해 기업용은 5천원을 넘지 않고 학교나 교육기관은 1천원이면 한 PC당 알툴즈를 1년동안 쓸 수 있다.
세계최고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알툴즈 이외에도 김사장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특히 웹사이트에 파일을 백업해 놓는‘웹 디스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웹 디스크’는 하이텔과 메가패스에서‘아이디스크’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채팅 솔루션‘수다크래프트’도 99년 10월 첫 버전이 나온 이후로 적잖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김사장은 지난 6월 와우포토넷(www.wowfoto.net)과 손을 잡고 디지털 사진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이 서비스는 인터넷 사진관에 접속하지 않고도 알See에서 클릭 몇 번으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김사장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관심이 뜨겁다.”며“알See를 디지털 카메라의 번들 소프트웨어로 파는 등 디지털 사진 중심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툴즈는 영어, 중국어, 일어판 버전을 통해 해외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영어판은 지난 5월부터 유료화를 시작, 알집닷컴(www.alzip.com)을 통해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세계로 나가고 있다.
김사장은 알툴즈의 유료화와 웹디스크 등을 앞세워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한수진기자<popsci@sedail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