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소 김재희박사

서울경제신문과 한국과학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1월 수상자에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신형원자로개발단의 김재희(45)박사가 선정됐다. 김재희 박사는 원자로 용기의 용접부 결함을 수중에서 자동으로 검사할 수 있는 ‘원자로 자동검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해 3월 실증실험에 성공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로봇공학분야 세계적 권위 인정받아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 용기안에서 핵물질을 반응시켜 고온ㆍ고압의 물을 만들어 그 증기힘으로 터빈을 돌려서 발전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자로 용기가 터지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원자로 용기는 둥근 주조물들을 서로 용접해서 만드는데 20여곳에 달하는 용접부위에 결함이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김 박사는 탁월한 연구업적과 로봇공학분야의 학술적인 기여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3대 인명기관인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후, ABI와 영국의 켐브리지 IBC에서 발행하는 국제인명사전에 이름과 그 업적이 모두 등재됐다. 김 박사가 개발한 원자로 자동검사 시스템(RISYSㆍReactor Inspection System)은 물방개처럼 생긴 수중 검사 로봇 RIRIB(Reactor Inspection Robot)이 핵심이다.

이 로봇은 원자로 용기의 내벽을 타고 다니면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박사는 수중검사 로봇의 레이저 유도 제어 방법을 세계 최초로 창안했으며 지난 98년 관련 국제특허를 취득했다.

핵심기능 실증실험 성공
RISYS는 종래 방식에 비해 검사기간을 2일이상 단축할 수 있어 비용을 18억원 이상을 절감한다. 따라서 세트당 300만달러 이상의 수입대체효과와 해외수출이 기대된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된 원천기술은 원자력분야의 모든 검사에 활용되며 일반 산업분야에서의 고압 탱크, 선박의 수중 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안전기기 및 시설의 검사에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RISYS의 핵심인 검사 로봇은 공기중에서 무게가 60kg 정도이고 크기는 가로, 세로가 각각 80cm다. 원자로의 내부 벽을 타고 운동하기 위해 검사 로봇은 4개의 자석 바퀴를 가지고 있다. 자석바퀴는 둥근 모양의 자석 양면에 순철로 된 원판을 접착하여 원자로 내부벽면에 최대접착력을 가지게 한다.

네 개의 바퀴 중 두개는 캐스터형태이며 DC 서브모터로 구동되는 다른 두개의 바퀴는 로봇 구동용인데 이를 이용해 로봇은 원자로 내부 수직 벽을 어느 방향이든 자유롭게 이동 할 수 있다. 로봇의 등에는 레이저 위치 지시기에서 발사한 레이저빔을 인식하는 수광센서(PSD)가 있다. 검사 로봇에는 가볍고 긴 팔이 붙어있고 그 끝에 초음파 탐촉자가 부착되어 있다. 로봇의 팔은 모두 5개의 관절을 가지는데 직선이동, 회전, 4단 연속 직선이동이 각각 가능하며 각 팔은 4단 연속 직선이동 링크를 이용해 120cm 까지 닿을 수 있다.

매 검사당 18억원 이상 절감효과
김 박사가 로봇을 이용한 원자로 검사에 착안하게 된 배경은 학창시절 전공덕분. 학부 졸업논문이 모바일 로봇이었으며 석사과정 때는 유체공학을 전공했다. 김 박사는 “처음 원전에서 검사장비를 보고 크기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랬다”며 “검사장비를 작게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전공을 살려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팔을 케이블을 통해 조정하고 레이저 위치지시기의 작동을 지시하는 원격통합제어시스템(MCS)은 메인 이 로봇의 메인 콘트롤을 하는 곳. 원자로 상단 플랜지를 가로지르는 크로스빔에 장착된 레이저 위치지시기는 원자로 벽면에 붙어 있는 로봇에 레이저를 쏴서 이동 방향을 지시하며 초음파 신호처리장치는 로봇의 팔에서 보낸 초음파를 통해 원자로 벽면의 이상 여부를 판독한다.

김 박사는 이같은 원리를 가지는 레이저 유도제어 기능을 완비하고 주변의 모든 기능을 완성한 후 종합적인 로봇의 경로추종시험을 수행했다. 98년 1월과 6월 울진 원자력발전소 4호기 원자로 압력용기에서 핵심기능에 대한 실험을 수행해서 실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한국전력이 새로 건설한 발전소를 상업운전 개신 전, 실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모든 원자력분야 검사에 활용
실험 목표는 위치 정확도 및 위치 반복도가 정해진 검사 요건을 만족하는가를 평가하고 내구성을 시험하는 것. 이 시스템의 최종장치인 초음파 탐촉자의 위치 정밀도가 3mm 이내를 만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최종 위치는 레이저 위치지시기의 정확도와 검사 로봇의 정확도, 로봇에 탑재된 팔의 정확도가 누적된 결과로 나타난다. 레이저 팬틸트 장치의 회전각도는 미리 결정된 로봇의 경로에 의해 계산된다. 레이저 팬틸트 장치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RIROB은 동작신호들에 의해 움직인다. 실험결과 RISYS는 검사에 필요한 핵심요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 초고속 초음파신호처리시스템을 포함하는 원자로 자동검사 시스템의 개발은 모두 완료됐으며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울진 원자력발전소 6호기의 원자로 용기에서 실증시험에 성공, 현재 상품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심사위원들은 이 시스템의 개발로 원자로 검사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18억원이상을 절감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 박사는 “최종 보완작업이 끝나면 미 전력연구소의 인증을 거쳐 상반기중 실용화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원자로 자동검사 시스템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기름을 태워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고압증기로 터어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원전도 비슷하게 우라늄 핵연료를 태워서 물을 데운다. 원자로 압력용기란 이 고온고압의 물을 생성하는 거대한 용기를 말하는데 이 용기안에 핵반응 물질이 들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용기의 건전성 확보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용접 부위는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용기의 건전성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이 용접 부위에 대하여 결함이 생성되었는지를 주기적으로 정확하게 검사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원자로 용기에 물을 채운 상태에서 초음파 탐촉자로 용접 부위를 스캐닝하면서 반향된 신호를 판독하여 결함의 유무를 판정하는 것이다.

김 박사가 개발한 방법은 RISYS라 불리는 원자로 자동검사 시스템. 이 시스템의 특징은 레이저 유도 방식의 수중 이동 로봇에 자석바퀴를 장착해 원자로 벽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검사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원자로 검사 로보트(RIROB) ▲레이저 위치지시기(LAPOS·Laser Positioning Unit) ▲초음파 신호수집 시스템(Data Acquisition System) ▲초음파 신호해석 시스템(Data Analysis System) ▲원격 통합제어 시스템(MCS·Main Control Sta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재희 박사 약력
80년서울대 기계공학과 졸
82년서울대 대학원 기계공학과 졸
83년한국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
92년한국과학기술원 생산공학과 박사
94년일본국제정보화센터 방문연구원
95년충남대 겸임교수
98년고려대 객원교수
01년원자력연구개발사업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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