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테크놀러지 김영섬 대표

디지털 방송의 핵심과제는 방송 영상 수준의 고화질 비디오를 자동으로 분석해 스토리지에 저장하고 정확하게 빠르고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기존의 비디오 테이프 검색방식으론 VOD 등 방대한 방송수요에 맞춰 필요한 영상을 검색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아카이빙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검색 포털 사이트 엠파스에 검색엔진을 제공한 업체로 알려진 코난 테크놀러지는 이제 2단계 도약을 준비중이다. 코난은 지난해 SBS에 디지털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디지털 아카이빙 솔루션 업계의 기린아로 등장했다.

이 회사의 김영섬 사장(43)은 멀티미디어 정보검색에 인생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난(KONAN)이라는 회사이름도 Korean Natural Language Analysis에서 따왔다는 점을 보면 언어처리 및 정보검색분야에 대한 김 사장의 애착을 엿볼 수 있다.

전자통신을 전공한 김 사장은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면서 줄곧 음성통신번역과 멀티미디어 검색을 연구해 왔다. 특히 95년부터 3년간 국책과제로 음성언어번역 및 멀티미디어 정보검색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아카이빙 정보검색 솔루션을 개발했다.

김 사장이 코난을 설립한 것은 지난 1999년. 원래는 코난을 연구중심(research oriented)의 원천기술 파는 회사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었으나 여건이 만만치 않자 연구원 시절 많은 경험을 쌓았던 언어처리 기술을 응용한 검색엔진에 주력해 왔다. 국내 포털 중 처음으로 자연어 검색을 표방한 엠파스 XP 검색기가 코난의 데뷔작. 명품으로 평가받는 이 검색엔진으로 코난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업체로 우뚝 섰다. 엠파스와는 지금도 서류없이 구두상 합의만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

이제 코난은 이제 단순한 텍스트 검진엔진에서 벗어서 그림이나 동영상 검색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검색엔진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 2002년 개발한 ‘코난 도크루저(DoCruzer)’가 그것이다. 멀티미디어 검색엔진은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성숙단계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검색엔진을 활용할 경우 한국 중국 일본어 영어를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포털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코난이 기대를 거는 분야는 아카이빙 솔루션. 지금까지는 검색엔진 개발업체로 알려져 왔으나 진짜 전공인 아카이빙 솔루션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뉴스룸 구축을 시도하는 SBS에 디지털 오디오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방송 솔루션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코난의 야심작은 ‘코난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DAS)’. 이 솔루션은 MPEG7 기술을 응용해 동영상 정보를 추출, 인코딩(encoding), 아카이빙하고 관리 검색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 3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이 솔루션은 디지털 영상관리기술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다. 중국 타이완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같은 기술 개발은 윤덕호 이사, 양승현 연구소장 등 한국 최고 수준의 석박사급 연구진30여명의 열정과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 특히 그동안 돈에 눈을 돌리지 않고 기술개발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그 흔한 벤처캐피탈 지분이 없고 김 사장을 비롯한 창업 엔지니어 3인이 대주주다. 김 사장은 “아직 돈도 못 벌었지만 좋은 기술을 만드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코난은 아카이빙 분야가 급성장하는 덕택에 지난해까지는 20여원 수준에 불과했던 매출실적이 올해엔 매출액이 100억원에 달하고 흑자도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아카이빙 솔루션 시장은 10년내에 조단위 시장이 될 것”이라며 “방송사가 첫 손님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술적으론 검색엔진이 아카이빙의 구성요소이지만 회사차원에서 검색엔진과 아카이빙이 양대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검색엔진만으로 매출 실적을 올렸다면 올해엔 검색엔진과 아카이빙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멀티미디어 검색엔진과 디지털 아카이빙에 대한 기술개발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성범 기자 <longest@dreamwiz.com>

김영섬 대표 약력
1983한양대 전자통신과 졸업
1989한양대 전산학 박사
1989한국 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1991미 Bellcore 연구소 객원연구원
1994자동통역전화 과제책임자
1995정통부 대화형 음성언어번역 과제 책임자
1997정통부 멀티미디어 정보검색 과제 책임자
1999코난테크놀러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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