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트렌드

2003년 전자제품업계가 추진 중인 계획이 있다.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대신 소니사의 표현대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높이기 위해 여러 기술을 한가지 제품에 결합시킨’ 것이다. MP3가 디지털 카메라와 만나고, 디지털 카메라가 전기면도기가 내장된 휴대폰을 만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이 괜히 일만 복잡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엔지니어들은 가능한 모든 기능을 한 곳에 끼워 넣으려는 경향이 있다.

”파나소닉 USA의 CTO 폴 리아오의 말이다. “그러나 만약 소비자가 기계의 특징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면 악몽이나 다름없겠지요.” 물론 그중에는 괜찮아 보이는 것도 있다. 바로 기능이 뛰어난 콤보 캠코더-카메라는 오랫동안 비디오 광들에게는 성배(聖杯)와 다름없었다. 삼성의 신제품 SCD5000 이 그 성배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분리 센서 2개와 회전 렌즈가 있어 4.13메카픽셀 디지털 스틸 카메라에서 미니DV 캠코더로 전환된다. 이에 못지않은 다른 기기는 바로 휴대용 오디오-비디오 주크박스들인데 RCA, 아코스, 뷰소닉에서 선보인 제품들로 2-3인치 스크린으로 녹화영상을 재생하거나 헤드폰을 통해 MP3 파일을 들려준다.

다른 콤보 제품의 경우 발상은 다양하다. 부엌찬장 밑에 달 수 있는 아이스박스의 멀티미디어 인터넷 허브가 그 중 하나이다(부엌에서 인터넷을 하고 싶어 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고비디오(GoVideo)의 D2730 네트워크 DVD 플레이어는

완벽한 PC 역할은 못하지만, 비디오 영상이나 스틸 이미지를
TV로 보내고 스테레오로 음악을 보내준다. 바보같은 아이디어는 이후 몇 년간 달러를 투자하면서 떨어져 나갈 것이므로 일단은 즐겁게 신제품을 감상하시길. 폴 리아오의 말에 의하면 “모든 기능의 조합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한다.

1.파나소닉 SV-AV30($399)
콤보: MPEG-4 캠코더, 카메라와 음성녹음, TV 녹화, MP3플레이어 기능을 한꺼번에 갖추고 있다.
평가: 겨우 손바닥만한 크기에 놀라운 기능으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 그러나 해상도가 떨어지는 사진 및 영상이 사용자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2.RCA 라이라 오디오/비디오 주크박스($399)
콤보: 오디오, 비디오, 스틸 이미지 플레이어에 휴대용 하드드라이브까지 있다.
평가: 비디오 오디오 가능하다는 게 장점. 하지만 사람들이 3.5인치 스크린에서 비디오를 보기 원할지 의문. 원치 않으면 TV에 연결할 수는 있다.

3.소니 끌리에 NZ90($800)
콤보: PDA, 2메가픽셀 디지털 카메라 (플래시
있음), 블루투스 내장, 802.11b 무선 네트워킹.
평가: 맘에 쏙 드는 디자인 외 다양한 기능. 그러나 카메라를 사용하는 동안 안정성을 유지하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주머니에 편히 넣고 다니기에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도 흠.

4.뷰소닉 미디어 투고(시제품)
콤보:오디오, 비디오, 스틸 이미지 플레이어.
평가:RCA 라이라(위)와 비슷하고 역시 장점 단점도 비슷하다. 자동으로 오디오/비디오를 컴퓨터와 호환시킨다.
단점: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지원 파일만 재생할 수 있다.

5.삼성 SCD5000($1,399)
콤보: 4 메가픽셀 디지털 스틸 카메라. 미니DV 캠코더
평가: 렌즈 2개가 몸체 주위를 회전하는 디자인이란 발상이 뛰어나다. 그러나 훨씬 작은 고해상도 스틸 카메라들이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은 틈새시장을 공략할 운명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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