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자동차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로 세계 각국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자동차회사들은 연료전지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핵심기술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환경친화적인 자동차중 하나인 전기자동차 기술분야에서는 선진국 못지 않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최근 국내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주)동아정기·(주)아임스모터스가 국내 최초로 일반 도로주행이 가능한 실용적인 전기자동차전기자동차의 본격적인 생산 체제를 갖추고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 화제가 되고 있다.
3륜 전기자동차 최초 상용화
중견자동차업체인 (주)동아정기와 전기자동차 연구개발업체인 (주)아임스 모터스는 지난해 10월 일반도로주행이 가능한 완전무공해 무소음 전기자동차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 7개월간의 성능테스트를 거쳐 양산체제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전기자동차의 이름은 ‘마인(MINE)’.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조차 손을 못대고 있는 상황에서 이회사는 MINE의 양산체제로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에 성공한 첫 회사로 기록됐다. 현재 전기자동차(2륜의 경우)는 지난 1월 H사가 건교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 지난 3월부터는 3륜을 비롯한 전기자동차의 도로주행이 가능해졌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에 엄두를 잘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벤처기업이 상용화에 성공한 것을 두고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MINE의 광고를 내보내자 며칠만에 딜러 희망자들이 1천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주행거리 120∼150km에 하루 유지비 600원선
가정에서 일반 콘센트에 꼽아 충전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선진국의 경우 1∼2인승을 기준으로 1일 주행거리가 50km이내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며 휘발유차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유지비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 또한 개량된 납축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 전기모터를 구동해 차를 움직이기 때문에 소음이나 매연이 전혀 없다. 2인승 3륜(앞바퀴 2개, 뒷바퀴 1개)인 MINE은 1일 90km주행시 약 600원 정도에 달하는 파격적으로 저렴한 유지비와 엔진이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비용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 차량크기는 폭 1.5m, 길이 2.9m, 높이 1.5m에 불과하지만 최고 속도는 90km에 이른다. 차량 가격은 750만원대.
이 회사는 MINE이 뛰어난 기본성능과 안정성, 편의성 등으로 20∼30대의 젊은 층이 사용할 수 있는 second car와 레저용, 영업용으로 쓰일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에는 2천500만∼4천만원대(4인∼8인 기준)의 가격에 시속 160km, 주행거리 250km의 고급 전지자동차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전세계 보급형 전기자동차로는 가장 저렴하고 미 자동차 빅3 업체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지속적인 기술확보로 완성차업체로 발돋움 목표
지난달 초 상용자동차 부품업체인 (주)아임스모터스를 출자전환형식으로 인수한 (주)동아정기는 차별화 전략과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MINE을 미국과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등 성장전략을 천천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뿐 아니라 연료전지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전지차 등까지 개발하고 레저용과 소형화물운반용 등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시장을 공략, 사용범위를 확대해 완성차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다만 지속된 기술력확보와 세계시장에서의 인지도 확산 등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
전기자동차는 상용화가 늦어 선진국과의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기술의 차이는 언제든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회사측은 올 연말 4륜 승용차가 개발되면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기술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주)동아정기·(주)아임스모터스는 현재 충전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대만과 유럽으로 연간 1천대이상의 전기자동차를 공급할 예정이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Interview (주)동아정기·(주)아임스모터스 정태선 사장
기아차 중앙기술연구소에서 승용설계를 담당했었던 정태선(37) 사장은 기아차 재직시 북미 충돌테스트 기준을 국내 최초로 만족시킨 실력파. 지난 99년 현대차를 나와 새로운 ‘대체연료자동차’에 관심을 보인 그는 직접 3륜 전기자동차의 이름을 MINE으로 짓기도 했다. 지금까지 개발한 전기자동차도 총 4종류에 이르고 지적재산권의 출원 등록건수도 100여건을 넘고 있다.
정 사장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마인드를 표명하고 있고 특히 연간 300만원의 유류비가 절감된다는 점에서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MINE의 성공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다만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전력공급을 정부에서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전기자동차의 충전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1인승 MINE의 가격이 현재 수출용의 경우 최고 3천만원까지 호가하고 있는 등 조금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효과 때문에 외국 소비자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상황”이라면서 “올 연말 4인승의 저공해 전기자동차가 출시되면 본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제품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이 사업성을 이유로 전기자동차 개발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자동차의 본고장인 북미에서 MINE의 평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오는 9월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 기존의 자동차 부품과 신기술이 적용된 부품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정부는 서울시 관용차의 경우 오는 2010년까지 관용차를 10만대까지 전기자동차로 교체할 예정이며 재정지원을 통해 충전시설 등을 설치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전기자동차의 보편화는 시간문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