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한 때 사람의 일생을 “7가지 연령대”로 나눈 적이 있다. 이걸 보면 분명 그는 자동차족은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자동차 수명의 경우에는 사실상 5개의 단계 밖에 없고, 각 단계는 신기술 덕에 급격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엔진으로부터 음성 인식과 웹 접속 기능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설계된 혁신적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 이후 선보일 자동차들을 다음에 소개한다.
과시하기 좋아하는 젊은층
주머니 사정은 안 좋은데 친구들한테는 과시하고 싶을 경우
처음 사는 차는 꼭 빠를 필요는 없지만 빠르면 도움은 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곧 저렴한 비용으로도 이것이가능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저렴하면서도 첨단 기술과 고출력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
이 소형차들은 엔진 출력은 200마력에 육박하면서도 가격은 2만 달러가 채 안 된다.
소형 엔진으로 그 정도의 고출력을 내기는 쉽지 않다. 정비소에서 개조된 혼다는 대형 터보 충전기를 장착할 경우 4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공장에서 제작되는 차량들은 엄격한 배기가스 및 신뢰성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 결과로 8,000 rpm의 동력장치가 탄생했다. 혼다의 최신 엔진에 장착된 이 밸브 시스템은 2002 아큐라 RSX로 선을 보였고, 이후 신형 씨빅 Si에 사용될 예정으로, 혼다사의 포뮬러 원 차종의 야금술을 채택했다.
한편 포드사는 영국의 코스워스 테크놀러지사와 협력해 180마력의 2.0리터 4기통 엔진을 2002 SVT 포커스용으로 개발 중이다. 이 스포츠 세단은 포드사 특별 자동차 팀이 개발한 변형 서스펜션을 장착해 고속도로와 자동차 장애물 경주시에도 쾌적하다. 닛산은 출력 175마력에 스포츠 차량용 서스펜션을 장착한 2002년형 센트라 SE-R을 선보이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사도 2003년 바이브(Vibe)로 이 경쟁에 뛰어 든다.
모든 것을 갖춘 부부
이들은 다시 젊음을 만끽중이라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속보 한 가지! 장년층 운전자들이 따분한 세단 운전을 반드시 좋아하지만은 않는다고 한다.
뉴비틀처럼 젊고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해 주는 복고풍 자동차들이 일부 성공을 거두자 유사한 컨셉의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포드사의 썬더버드는 유명한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편리한 현대적 장치들로 완전히 디자인이 바뀌었다. 이 차에는 완전 독립 서스펜션과 오버헤드 캠 V8이 장착되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BMW가 새로 설계한 신형 미니는 훨씬 더 정교한 수준으로 개량되었다. 이 신형 차종은 핵심 부품만 달린 구형 차종에 비해 크기가 커졌고, 조용해졌으며 훨씬 민첩하다. 물론 널찍한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하는 대형 세단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정교한 유럽스타일 서스펜션을 장착한 후륜구동 섀시를 채택함에 따라 구형 세단의 섀시는 사라질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60세에 가까워지면서 노화에 따른 불편함을 줄여 주는 기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고령층 운전자들은 2년전 출시된 캐딜락의 나이트비전 시스템을 선호한다. 현재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에서도 적외선 기술을 이용해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신기술 덕분에 휴일 운전이 보다 쉽고 스포티해짐에 따라 이러한 시스템은 노년층 운전자들에 점차 더 큰 중요성을 띠게 될 것이다.
엄마 전용 자동차
아이들을 안전하게 야구 경기장과 무용 레슨에 데려다 주면서도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유지하고 싶은 여성을 위한 차를 알아본다.
사실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치고 광고처럼 성능이 좋았던 경우가 없다. 하지만 향후 출시될 SUV들은 높아진 안정성과 승차감, 보다 넓은 실내공간과 훨씬 개선된 연비를 갖추고도 멋진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좋은 소식이 들린다.
포드 익스플로러에는 후방 독립 서스펜션이 새로이 추가되면서 숭차감과 핸들링이 상당히 좋아지게 된다. 한편 제너럴 모터스의 중형 SUV들인 GMC 엔보이와 올즈 브래바다, 쉐비 블레이저, 개명된 트레일블레이저는 크기가 커져 연비가 좋은 신형 동력장치로 구동된다. 크라이슬러사의 지프 사업부는 인기있는 체로키를 실내 공간이 더 넓고 전방 독립 서스펜션으로 주행성이 좋아진 리버티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자동차들은 앞으로 트럭 같은 모습을 떨어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들은 트럭의 차체로 제작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많은 자동차들이 승용차나 미니밴의 차체로 제작될 전망이다. 그 결과 자동차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공간이 넓으면서도 가벼워져 일상 용도에 훨씬 더 적합하게 되는데, 2002년형 도요타 하이랜더가 바로 좋은 예이다. 이전에 출시됐던 일본 자동차들처럼 하이랜더 역시 승용차 캠리의 차체로 제작되었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한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각 브레이크마다 적용되는 전기 제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급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던 이러한 안정성 향상 기술들이 SUV와 밴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이랜더와 폴크스바겐의 신형 유로밴에 현재 이러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SUV들은 무게중심이 높아 균형을 잃으면 전복되기 쉽기 때문에 포드사는 이미 옵션으로 측면 에어백이 달려 있는 익스플로러에 전복 방지용 에어백을 달 계획이다. 반면 현재 지프에서는 그랜드 체로키의 안정성을 모니터하기 위해 신형 타이어 압력 센서를 제공한다.
기능상 승용차에 가까워진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들은 첨단 주행 장치들과 넉넉한 공간을 갖춰 차량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일상탈출형 예술가
맡은 일 때문에 놀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놀고 싶어하는 사람
거친 도로를 달릴 우람한 트럭... 진부한 생각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대형 픽업 트럭들이 작업장에서 사용되고, 5%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소유자들 중에는 SUV를 몰고 거친 도로로 나서는 스포츠맨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대로 견인을 하려면 상당한 힘이 필요한데 그러러면 연료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향후 5년 이내에 약 20% 정도의 연비 개선이 이루어져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자동차 3사에서는 전기를 이용한 순간 승압으로 작은 가솔린 엔진을 보완해 주는 하이브리드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연비를 향상시켜 줄 청정 디젤도 개발될 예정이다.
한편 제너럴 모터스는 대부분의 8기통 엔진만큼 출력이 큰 인라인 6기통 엔진을 포함한 첨단 가솔린 엔진들의 개발을 추진중이다. 2002년형 쉐비 트레일 블레이저와 GMC 엔보이, 올즈 브래버다에 적용될 이 엔진들 역시 연비가 향상될 전망이다. 더욱이 내년에 GM에서는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재중량이 적을 때 8기통 엔진의 4개 실린더를 닫아 두는 엔진을 공개한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2002년형 닷지 램에는 배기량은 줄어들고 출력은 커지는 2개의 신형 V8 엔진이 장착된다.
더구나 자동차 제조사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단지 연비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포드사는 익스플로러를 개조해 승차감과 핸들링을 향상시켜 주는 완전 독립형 서스펜션을 추가했다. 신형 쉐보레 애벌런치는 픽업 트럭에서 스포츠 유틸리티 차로 바뀌었다(캐딜락 버전은 EXT라고 부른다). 또한 GM의 쿼드래스티어는 견인력이 좋아져 대형 픽업 트럭의 뒷바퀴를 돌려 놓을 정도이다. 올가을 GMC 시에라를 통해 선보이게 될 이 시스템 덕분에 회전반경이 큰 대형 트럭들도 소형차처럼 쉽게 회전이 가능해진다.
랜드 로버의 신형 프리랜더는 등반을 위해 필수적인 양호한 운전석 시야와 바퀴 회전을 잘 통합해 놓았다. 산악인들은 2003년에 견고한 대형 픽업 트럭을 출시할 닛산과 2004년 이내에 유명한 군용 차량의 민간용 개조 모델 출시를 계획중인 GM의 험머(Hummer) 사업부도 주시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내년 봄 미국에 들어오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준상용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G클래스에게로 강한 트럭 상이 돌아갈 것 같다. 야외의 거친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야 분명 매력적이겠지만, 이 차는 위협적인 모습 때문에 쇼핑몰 주차장에서 제일 앞줄에 주차를 하게 될 듯 싶다.
이동이 잦은 중역
회사 중역의 차는 사무실 대용이기 때문에 쾌적하고 통신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라디오를 들으며 졸지 않으려고 커피 한 잔에 의지해 장시간 외롭게 운전하던 시절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된 것 같다. 사실 미래의 자동차는 업무상 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장치들을 갖추게 돼 오히려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될까봐 우려될 정도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고급 승용차들. 2002년형 BMW 745i가 좋은 예인데, 회사측에서 이 차량에 수많은 첨단 장비를 장착하려다 결국은 기본적인 주행 장치들을 재설계해야 했다. 기어 변속 레버는 방향 전환 표시처럼 생겼고, 중앙 콘솔에 있는 알루미늄 버섯 모양의 조이스틱으로 냉난방과 음향 장치가 제어된다. 이 조이스틱으로는 계기반의 데이터 스크린도 조종한다. 다소 혁신적인 기기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이곳에 조종 버튼들이 통합되어 있어 버튼 누를 일이 줄어든다. 745i에는 스로틀이 없는 독특한 신형 동력장치가 장착되어 있어 출력과 연비가 탁월하다.
이 차가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자동차 회사에서 신모델을 출시할 때 쯤이면 이미 그 차 내부에 장착된 통신 장치들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었다. 중고차 구매자들은 결국 계기반에 잔뜩 틀어박힌 고물덩어리를 사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자동차 제조시 언제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설계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통신선을 추가로 깔지 않고도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무선 통신 방식인 블루투스 같은 기술을 채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꼭 모바일 PC를 만들기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작동하는 통신망을 개발하려는 자동차 회사들도 있다.
운전자의 주의력이 분산되는 문제, 특히 운전중 휴대폰 사용과 관련해 계속되고 있는 논란을 고려해 볼 때 음성인식 시스템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신형 재규어 일부와 인피니티 Q45를 포함해 일부 자동차들은 음성 명령에 따라 라디오나 에어컨을 켠다.
운전자의 눈동자를 감시하다 조는 모습이 감지되면 경고해 주는 기술도 개발중에 있다. 그렇게 되면 커피 판매점 스타벅스의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 같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