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동차 전자화에 첫걸음을 내디딘 것은 엔진과 구동성능이었다. 이어 90년대 들어서면서 환경친화적 자동차용 에너지가 개발되었고, 최근에는 인터넷과 무선 통신이 결합되면서 컴퓨터를 통한 오락과 편의성까지 갖춘 차량이 등장했다. 그야말로 달리는 응접실 겸 사무실 같은 자동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량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메커니즘의 인공지능화(Car of Intelligented Mechanism)
연료의 낭비를 막아주고, 주행조건을 감안하여 필요한 만큼 자동적으로 연료를 실린더 속으로 주입하는 전자연료분사장치(Electric Fuel Injection System)가 제일 먼저 엔진에 적용됐다. 이어 점화시기가 정확한 무접점식 전자점화장치(Electronic Ignition System)와 가속페달에 가해진 힘에 따라 필요한 토크를 산출, 기어변속장치와 트랙션콘트럴 시스템에 전달하는 전자식 엔진관리 시스템(Electronic Engine Control System)이 도입됐고, 가속페달에 센서를 달아 가속 정도를 와이어로 전자조종장치(ECU)로 전달해 액추에이터가 스로틀밸브를 여닫게 하는 스로틀바이 와이어 시스템(Throttle-by Wire System)이 도입되었다. 이 시스템은 기계식 작동을 센서와 액추에이터로 전환해 엔진부하와 관계없이 가속페달을 밟는 답력이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준다. 이 시스템의 적용으로 오일, 케이블, 구동벨트가 필요없어 환경오염도 방지하고 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다.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사용해 변속레버와 변속기어 사이의 기계 장치를 없애고, 변속레버의 위치를 센서가 읽어 변속기어 박스로 전달함으로써 자동 변속되도록 한 시프트-바이 와이어 시스템(Shift-by Wire System)도 있다. 이 장치는 변속링크가 필요없고, 고장과 변속충격을 줄여주며, 변속레버의 위치와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앞 뒤 바퀴를 동시에 조향하는 4륜 조향장치(All Wheel Steering System)는 고속주행시 신속한 차선 변경이 용이하고, 저속주행시는 회전반경이 작아 U턴과 좁은 주차장에 주차하기가 쉽다. 고속주행시에는 앞 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저속주행시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향한다. 탑승자의 열이나 실내 온도를 감지해 최적의 온도로 자동조절하는 공조시스템(Electronic Automatic Tem-perature Control Air-conditioning System)이 현재의 수동식 온도 조절 에어컨과 히터를 대체한다.
안전기능의 통합화와 지능화(Car of Intelligented Total Security System)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50여 가지의 첨단 전자장비를 통합한 이 장치는 사고예방 기술을 비롯해 충돌시 피해를 줄이고, 피해의 확대를 방지하는 구호작업까지 일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사고예방 기능으로는 졸음 방지용 카메라 감지 장치, 타이어의 공기압 부족과 엔진룸 화재 위험 경고 장치, 야간이나 악천후시 운전자의 시야를 대낮같이 밝게 만들어 주고 물체를 똑똑하게 밝혀주는 나이트 비전 등이 있다.
사고 피하기 기능에는 초음파 레이저빔을 이용한 크루즈 컨트럴, 감지 센서를 이용한 충돌 경보장치, 전방 장애물 위치 확인 경고장치, 차선이탈 경고장치 등이 있다. 충돌 대비 기능으로는 충돌 흡수식 차체 구조, 다중 에어백, 센서식 자동 조임 안전띠 등이 있다. 충돌 피해 확대 방지와 구조 기능으로는 유리창과 도어의 자동 해제 장치와 병원, 경찰에의 구조신호 송신장치가 있다.
운전 편의 기능으로는 운전자 확인용 지문인식 장치, 현재의 백미러나 사이드뷰미러가 필요없는 차량 후면 180。 파악용 백소너, 다양한 외국어를 해석해 주는 음성인식장치, 운전자의 신체 크기에 따라 자동 조절되는 핸들과 시트 등 이 있다.
인터넷 기능의 텔레매틱스화(Telematics Car)
텔레매틱스란 이동통신과 위치 추적용 인공위성(GPS)을 연결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차량에 접목시킨 것이 텔레매틱스 카이다. 이 차 안에는 데스크톱 컴퓨터, 터치스크린 모니터, 잉크젯 프린터, 무선 키보드 등이 설치되어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교통정보와 뉴스, 날씨나 스포츠, 전화걸기, 주식시세 등을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e-메일 교환, 차량사고 자동감지, 원격 차량진단, 긴급구조 등의 서비스를 차안에서 받을 수 있다. 말하자면 달리는 응접실 겸 사무실인 셈이다. 현재 텔레매틱스 시험용 차량으로 BMW에서는 BMWL7 인디비듀얼 멀티미디어를, 벤츠에서는 벤츠S55 AMG모바일 미디어를 각각 개발하여 실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카는 1985년부터 GM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요자들의 인터넷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인터넷과 자동차의 접목에 착안해 5년간 16억 달러를 투자 96년 온스타라는 텔레매틱스를 개발 차량에 장착해 각종 정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현재 GM은 50만 명의 온스타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회원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편의성과 오락 기능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화(Car of Entertainment)
텔레매틱스 기능에 오락과 VCR, DVD 등의 생활 편의장치를 접목시킨 차량이다. 아이들과 장시간 자동차여행을 하다 보면 아이들은 짜증을 내거나 장난이 심해진다. 이럴 경우 차내에 인기 만화인 워너브러더스의 벅스 버니를 보여 줄 VCR-TV나, 인기 게임인 닌텐도용 게임기, 혹은 DVD를 설치할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장착하면 된다.
현재 GM에서는 시보레 밴으로 만든 워너브러더스 벤처 밴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카를 개발해 시판중이다.
환경 친화적 에너지의 접목(Car of Green Energy)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이 있은 이후 자동차 산업계의 전문가들은 한정된 석유 매장량과 산유국의 횡포, 매연 공해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를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것이 전기와 수소였다. 하지만 전기는 축전지의 한계성 때문에, 수소는 고도의 저장기술과 고비용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모두 조기에 실용화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청정에너지로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가 등장해 석유에너지 대체용 자동차 연료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 시험 중이다.
이와 같이 컴퓨터를 장착해 지능화된 엔진과 구동장치, 엔진기능 통합시스템, 텔레매틱스 기능, 엔터테인먼트 기능, 청정에너지 기술을 모두 집약시킨 것이 바로 사이버 카이다. 2,000년부터 미국과 서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런 차량 관련 기술들을 상품화하고 있어 우리 나라에도 머지않아 달리는 오피스텔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전영선 <자동차문화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