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기억’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제시카 페인은 폭력범죄를 목격한 증인들이 범죄자를 자주 오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애리조나대학 신경과학 대학원생인 그녀는 스트레스가 기억력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라 본인이 직접 이 현상을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연구결과,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이 통합되는 방식에 혼란이 빚어짐으로써 기억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페인은 표준 스트레스 실험을 했는데 우선 실험 대상자 40명에게 일방투시 거울 뒤에 연구원들이 서 있다고 말한 뒤, 앞에서 연설을 하도록 했다. 10분 짜리 연설문 원고를 준비해준 다음, 연설을 막 시작하기전 원고를 치워버린 후, 어떤 주제와 상관 있는 여러 개의 단어들을 들려주고 나중에 다시 단어들을 떠올려보도록 했다. 그리고 이 그룹의 대답내용을 스트레스를 가하지 않은 다른 40명의 실험 결과와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그룹은 관련 단어들을 허구적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사탕, 시큼한, 설탕, 초콜렛’ 같은 단어를 포함한 목록이었다면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대상군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실험군에 비해 ‘달콤한’ 이란 단어가 있었다고 기억하는 경향이 더 많았다. 페인은 이에 대해 “이런 결과는 목격자 증언 제도의 문제점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범죄장면을 목격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가운데 범인을 집어내는 일이 목격자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