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밀요원임을 감추고 박물관을 운영하는 일은 어떨까? CIA의 베테랑 요원인 피터 어니스트(36세)가 국제 스파이박물관을 구상했다. 지난 7월, 워싱턴 DC에서 문을 연 이 박물관에서는 직접 비밀요원이 되어, 스파이 학교에 가거나 암호를 해독하고 요원들을 구분하는 법, 비밀감시를 하는 등의 스파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대중에게 스파이 관련 물건들이 이처럼 많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약 600여 가지의 물품들 가운데 그 동안 품어왔던 호기심들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만한 스파이 장치들을 소개한다.
1.구두 밑창 송신기
1960년대 KGB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의 구두 뒤축에 이 장치를 숨겼다. 송신기, 마이크로폰, 배터리가 숨겨진 이 구두는 미국대사를 걸어 다니는 라디오 기지국으로 만들었다.
2.단추구멍 카메라
비밀 사진술은 1970년대 KGB가 이 비밀 카메라를 도입함으로써 크게 발전했다. 가짜 단추에는 렌즈가 숨겨져 있고 가느다란 전선이 연결되어 주머니 안의 셔터를 조작할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업그레이드된 형태들의 모태가 되었다.
3.독가스총
KGB가 1950년대 개발한 이 무기는 총신이 2개로 시안화수소산 물병이 들어있었다. 상대방을 향해 총을 쏘면 안에 들어 있던 물병이 부서지면서 시안화수소산이 치명적인 시안가스로 변한다.
4.나무 그루터기 도청장치
1970년대 초반 CIA는 소련 공군 기치 근처에 이 가짜 그루터기를 심었다. 태양열 건전지와 송신기 덕분에 미국 요원들은 지속적으로 도청 할 수 있었다.
5.립스틱 피스톨
‘죽음의 키스’라고 알려진 이 피스톨은 1965년 서베를린 경계선에서 발견되었다. KGB 요원들은 이 4.5㎜ 단발식 권총을 최후 수단으로 사용했다.
6.감시장치를 단 비둘기
오래전부터 비둘기는 최고의 공중감시 도구였다. 2차대전 기간동안 독일군은 비둘기 몸통에 카메라를 달아 적군진영으로 날려보냈다.
7.폭발형 석탄
2차대전 때 사용한 석탄 덩어리로 가운데가 비어있어 폭약을 넣어 사용했다. 미국은 각 지역의 다양한 조선소나 철도의 색깔에 맞도록 석탄을 색칠했다. 기관차 용광로나 공장 보일러에 넣어 시설을 폭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