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위치파악을 토대로 한 LBS

만약 당신이 등산을 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었다면, 게다가 사고가 나서 의식이라도 잃었거나 인적이 드문 낭떠러지로 추락했다면 어쩔 것인가. 목숨까지 위태로운 순간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훨씬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모든 이동전화 단말기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세계측위시스템)칩 내장이 의무화돼 조난시 개인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의 위치파악을 토대로 한 LBS(Location Based Services)산업이 신 산업분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LBS란 이동통신의 기지국을 이용하거나 GPS를 통해 개인이나 차량등의 위치를 파악해 긴급구조, 교통정보, 재난관리 등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세계 최고수준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의 장점을 활용해 LBS를 앞으로 수출전략 산업으로 집중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LBS산업은 이동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산업 성장을 위한 킬러 어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전망이다.

모바일 산업 성장 도와
LBS의 요체는 어떻게 위치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찾아내느냐 하는 측위 기술. 측위 기술은 크게 이동전화 네트웍을 이용하는 방법과 GPS칩을 장착하는 방법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이동전화 네트웍을 이용하는 방법은 기지국을 중심으로 셀(Cell)방식으로 설계돼 전파를 주고 받는 이동전화 네트워크 안에서 이동전화 단말기로부터 들어오는 전파의 강도를 몇 개의 기지국을 통한 삼각측량법으로 위치를 알아낸다. E-OTD(Enhanced Observed Time Difference)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도심지역과 같이 이동전화 기지국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지 않으면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해 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즉 GPS방식의 측위기술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 방식의 측위 정밀도를 반경 150m 내에서는 위치파악이 65%의 확률을 가져야 하고 300m 미만에서는 97%까지의 정확도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부 서비스 하고 있는 Cell-ID 방식도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이용한 것인데 휴대폰 사용자가 어느 기지국의 반경 안에 있느냐만을 찾아내는 것으로 정밀도가 크게 떨어진다. 도심지역에서는 대개 동(洞)정도의 반경을 파악해 낼 수 있다.
최근에는 Cell-ID방식에서도 기지국 반경을 4개로 구분해서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까지 나와있고 이를 통해서 국내에서도 친구찾기, 주유소찾기, 편의점 찾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260만명에 달한다.

GPS칩을 내장시켜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에는 A-GPS(Assisted GPS)방식이 대표적이다. FCC는 이 방식은 50m 내에서는 65% 이상의 위치 파악을, 150m 이내에선 97% 이상의 위치 파악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이동전화 단말기에 별도의 칩을 내장해야 하기 때문에 단말기의 가격이 비싸진다는 게 흠.

현재 GPS칩은 미국 퀄컴사만이 생산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애니콜 단말기에 이 칩을 탑재하는 데 개당 5~10달러 가량의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PDE(Position Determining Equipment:측위서버) 사용에 따른 엔지니어링 비용이 가입자 1천명당 50~6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BS시장 매년 두배 성장
결국 두가지 방식의 측위기술은 각기 장단점이 있고, 제공하려는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적합함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회사가 선택할 문제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에 이동전화 단말기에 GPS칩 내장을 의무화 하는 내용을 담은 ‘위치정보보호 및 이용등에 관한 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GPS 기반의 서비스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LBS서비스는 모바일 환경과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앞두고 모바일 콘텐츠 산업을 주도할 킬러 콘텐츠를 찾기에 분주한 이동전화 업체들이 LBS산업을 주도적으로 키울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OVUM이 전망한 바에 따르면 LBS산업 시장은 매년 200~300%씩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06년에는 미국 25억달러, 유럽 40억달러, 한국 4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BS산업의 발전 추세를 보면 현재 개인위주의 서비스에서 측위 기술의 발달과 서비스 고도화 등에 따라 위치기반 B2B(M커머스), 교통, 환경, 의료 등 국가 전반적인 인프라 차원으로 확대 발전해 가는 추세다. 앞으로 애완동물의 목에 목걸이만 둘러두면 길가 전봇대에서 ‘애완견 찾습니다’와 같은 전단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또 자신의 영업장 인근에 있는 사람에게만 선택해 광고를 보낼 수도 있고, 자신이 발송한 소포가 현재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손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LBS산업은 단말기업체, 플랫폼업체, 인프라 및 장비업체, 위치측위업체, 응용개발업체, 미들웨어 플랫폼업체, 콘텐츠 제공업체 등으로 다양한 Value Chain이 존재해 전후방 효과 등 연관산업으로의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LBS기반의 CRM서비스는 고객의 위치를 수시로 파악해 고객밀착형 마케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제 백화점에 들어가는 순간 휴대폰으로 지난번 쇼핑 때 구입하지 못한 물건이 들어 와 있음을 알려주는 서비스 정도는 기본이 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미국은 2005년까지 모든 휴대폰에 50~150m 정확도의 위치정보 제공을 의무화해 향후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11’, 군사용 GPS위성 등 국가주도로 LBS기반을 구축해 측위기술, 미들웨어 플랫폼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기술 외국 의존 탈피 시급
유럽평의회에서도 최근에 긴급전화(112)에 대한 발신자 위치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규제법 제정을 논의중이며 관련 정보통신 표준화 작업을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요청해 놓고있다. 특히 유럽은 갈릴레오 위성을 토대로 한 독자적인 위치측위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개인에 대한 서비스 보다는 텔레매틱스, 전자상거래 등 특정 서비스 위주로 발전되고 있다.

이웃 일본도 KDDI가 지난 2001년 11월부터 GPS 기반의 LBS를 제공중이며, NTT도코모도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현재 기상, 교통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Cell-ID 기반의 서비스가 일부 시작됐고, 지난해부터는 GPS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측위 및 LBS 미들웨어 플랫폼 등 핵심기술은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한국무선인터넷 표준화포럼의 LBS 분과에서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솔루션업체,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학계, 연구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LBS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화작업을 진행중이다.
inews24 백재현 텔레컴 팀장 brian@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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