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미사일 공격 막을 수 있나?

최근 미수에 그친 이스라엘 여객기 격추 시도 이후 여객기 이용객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그와 같은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대비해 안전 방어책을 강구하는데 항공사들이 소홀하다는 게 더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케냐 몸바사에서 알카에다 분자로 추정되는 두 명이 민간인 승객으로 가득 찬 757 여객기를 향해 러시아 제(製) 스트렐라-2 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전쟁 외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 여객기에 대한 최초의 공격이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군 항공기에 부착하는 적외선 전파교란 장치와 같은 안전장치를 여객기에 장착할 계획이 전혀 없다. 한 개에 100만 내지 200만 달러나 하는 그러한 장치들을 장착할 여건이 못 된다는 게 항공사들의 변. 미국에만 항공사들의 여객기가 5천대나 되는 탓이다.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선 두 개의 기본 시스템을 비행기 꼬리에 부착할 수 있다. 그 중 BAE 시스템의 ALQ-204는 날아오는 미사일의 전자 조준장치에 점멸신호 발생 아크 등(燈)을 사용하여 거짓 유도 시스템으로 교란을 일으키도록 하는 장치다. 다른 하나는 DIRCAM(Directional Infrared Countermeasures,적외선 방향 대응장치)으로 노드롭 그루만 사(社)의 니메시스와 라파엘 사(社)의 브라이트닝이 그 예이다. DIRCM은 날아오는 미사일에 고강도 스팟램프를 겨냥하여 적외선 에너지로 추적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장치다.

파이크에 따르면 현재 DIRCM의 시가는 정부와 수십 개 내지 일이백여 개 정도의 시스템만을 계약하는 기준으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수천 개씩 주문할 경우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견착식 미사일(shoulder-launched missile, 휴대용 대공방어 시스템이라고도 함) 위협의 심각성에 관해서는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전자국방 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스트렐라 미사일은 그 적중률이 25%에 불과하다고 한다(당시 소련군은 훈련 중 적중률이 낮은 이 미사일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적 항공기 편대에 대해 수십 기를 발사하였다). 견착식 미사일은 중요한 부품들로 가득한 전투기와 헬리콥터들을 격추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민간 비행기들의 동체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지만, 견착식 미사일들은 대개 엔진을 겨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제트기들은 엔진 폭발에 대비해 꼼꼼하게 설계돼 있다.

앞으로 닥칠 위험들은 최신의 정교한 무기들(미국의 스팅거나 러시아의 이글라 등)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 이 미사일들은 다중 주파수의 추적 장치를 사용하고 스캔 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에 공격 당하는 쪽에서 보자면 스트렐라의 경우보다 교란시키기가 어렵다. “우크라이나에는 이글라 미사일 재고가 많다. 이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하면 시중에 팔리게 될 것”이라고 파이크는 우려한다. 미 연방항공국 (FAA)과 의회는 뒤늦게 이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신속한 결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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