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고래소리

고래가 내는 소리로 고래 무리를 추적하기 위해 생물학자와 음향기술자가 손을 잡았다. 이들이 개발한 음향감청장치는 모든 고래를 ‘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 워싱턴 대학의 전자공학 박사과정인 마이클 도허티는 향유고래가 내는 커다란 진동음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사람 귀에는 심해에서 내는 향유고래 소리가 똑딱똑딱하는 시계소리처럼 들리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에서는 각각의 진동음이 특이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고 말한다. 다섯 번의 진동음만 들어도 고래의 정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맑은 날 배를 타고 고래 가까이 접근하여 찍은 사진으로 고래를 식별했다. 도허티의 실험에 사용된 해저 마이크는 약 5km 밖에서 나는 고래 소리도 탐지해 무선으로 전송한다.

도허티는 노르웨이 해안에 사는 10마리의 고래에 대해서만 이 장치를 써보았다. 하지만 좀더 큰 고래무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이 기술은 고래의 행동과 이동 경로, 원유 탐사와 관련된 폭발이 고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음향감청장치는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한 북방 참고래를 살리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MIT 시그랜트 수산공학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은 참고래 소리와 다른 고래 소리를 구분하는 전자장비와 해저 마이크를 결합한 부표를 시험 제작했다. 현재 대형 선박들은 미국 동해안의 고래 서식지로 진입할 때 미국해안경비대에 사전 통보를 해야 한다. 해안경비대는 항공기를 동원해 고래의 최근 소재를 알아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부표가 고래가 없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라는 무선 연락을 선박들에게 보낼 것이다. 이 부표가 고래의 울음소리를 생생하게 전송하면 MIT학자들은 이것이 어떤 고래인지를 금방 알아낼 수 있다.

web.mit.edu/seagrant/audio/rightwhale1.wav에 접속하면 참고래의 울음소리를 직접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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