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지열 냉난방 시스템
엔지니어인 존 제눙은 테네시 밸리 전력회사에서 은퇴한 후 에너지 절약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가 가장 관심을 기울인 장치는 냉각제가 들어 있는 구리관을 통해 주택 내부와 외부 토양 사이에 열을 이동시키는 지열 열펌프다.
실제 지열은 매우 효율적이긴 하나 일반 주택에서 지열 열펌프을 이용하려면, 깊이가 61-91m나 되는 우물을 파거나 넓이 1.2×1.8m인 도랑을 56평방미터 넓이로 만들어야 한다. 우물과 도랑이 이보다 작으면 주위의 토양을 과열시키거나 지나치게 냉각시켜 열 이동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런데 제눙은 이 지열 열펌프를 좀더 좁은 공간에서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집 뒤에 있는 호수가 바로 이 기술을 실험할 적합한 장소였다
제눙은 “호수에 구리 코일 덩어리를 넣어 두면 물이 가진 고유한 열 전달 기능 때문에 호수가 과열하거나 과냉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다가 큰 플라스틱 통에 물을 채워 넣으면 동일한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는 것. 결국 제눙은 모든 주택에서 지열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지하 열전환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뉴욕의 에너지 리사이클링 그룹이 제작하는 지오 칼럼은 부동액이 가득 든 폴리머 원기둥으로 지름 0.6m, 깊이 6.1m으로 땅 속에 설치된다. 이 두 개의 기둥만으로도 일반적인 주택에 냉난방을 제공하는 데 충분하다.
최근 코넷티컷 주 노워크에 본부를 둔 스티븐 윈터 협회 선임 연구원인 라비 가달라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애쉬빌에서 또 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말까지 다른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열전환기 크기를 변경하려고 씨름하고 있다. 제눙은 “이 열전환기의 설치비는 고효율 열 펌프와 비슷하며, 일단 실험이 성공하면 거대한 시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